▲흙먼지를 날리며 자동차는 빨리 달리지만 달구지에 앉아 천천히 목적지를 향해 가는 농부의 모습에서 삶의 여유를 본다.
이강진
챠우덕에 도착하니 큰 도로를 갈라 놓고 캄보디아 국기와 베트남 국기가 나부낀다. 더운 날씨에 에어컨 시설도 없는 양철로 만든 임시 사무실을 사용하는 캄보디아 이민국에서 출국 수속을 마치고 캄보디아 국경을 넘었다. 베트남은 제대로 된 콘크리트 건물이다. 이민국 직원은 에어컨이 잘 나오는 곳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간단한 입국 심사를 마치고 베트남에 들어섰다.
영어를 하는 베트남 사람이 접근하며 오토바이를 타라고 한다. 부르는 가격이 어수룩한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바가지요금이다. 그들을 뿌리치고 걸어가니 계속 가격이 내려간다. 처음 부른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챠우덕 버스 정류장까지 40여 분 걸려서 갔다. 생각보다 꽤 먼 거리다. 그러나 오토바이가 우리를 내려놓은 곳은 버스 정류장이 아니라 버스 정류장에서 조금 떨어진 버스표만 파는 곳이다. 호치민시티까지의 버스 값을 물어보니 이것 또한 바가지요금이다. 기분이 안 좋다. 캄보디아보다 조금 더 도시화 되어서인지 약삭빠른 사람들이 많다.
오토바이를 돌려보내고 근처의 구멍가게에 들어갔다. 마음씨 좋아 보이는 아줌마가 우리를 반갑게 맞는다. 음료수를 마시며 수돗물로 대충 먼지를 닦았다. 가게 아줌마는 자신이 먹고 있던 망고까지 권하며 친절을 베푼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보인다. 아줌마에게 물어 근처에 있는 곳에서 버스표를 구입했다. 조금 전에 요구했던 금액 1/3 값이다. 같은 동네에 살아도 사람의 심성은 천차만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