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무대에 ‘여자 조승우’가 떴다. 요정그룹 SES 출신 ‘바다’에서 성숙한(?)여신으로 거듭나고 있는 뮤지컬 배우 ‘최성희’다.
현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서울 종로) 무대에 오른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모노뮤지컬 ‘텔 미 온어 선데이’의 트리플 주인공 중 한 명으로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또 오는 23일 경남 김해 문화의 전당 마루홀에서 공연되는 한국판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여주인공 ‘에스메랄다’에도 캐스팅되는 등 최근 ‘뮤지컬의 핵’으로 급부상중이다.
객석은 그녀의 공연을 보려는 관객들로 꽉꽉 들어찬다. 최성희가 무대 위에서 뿜어내는 매력은 매우 섬세하고 정교하다. 지난 2004년 뮤지컬 ‘페퍼민트' 이후 두 번째 공연이지만, 한순간에 눈물을 쏟아내는 특유의 감정 연기는 전혀 녹슬지 않았다.
“기쁘고 슬픈 느낌을 표현할 때 캐릭터 보다는 제 내면 깊은 곳으로 들어가요. 나라면 어땠을까. 내가 겪었던 슬픈 일도 생각해보고 아직도 ‘물음표’라는 답을 주는 결과를 생각하면 항상 눈물이 흘러요. 비밀을 알려면 저랑 오랫동안 많이 친해져야 해요.”
잠깐 눈시울이 붉어진다. 요정에게 그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녀는 연기에 대한 갈증을 밝혔다.
“예술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 높은 실기 점수에도 불구하고 매번 여주인공은 제 차지가 아니었어요. 그러다 요정으로 데뷔해서 여자가 될 수 있었죠. 예쁘게 화장하는 것도 배우고 여배우로서 설 기회를 얻을 수 있었어요. ‘바다’라는 이름으로 많은 행복을 누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때만큼은 ‘바다’라는 이름을 지우고 ‘최성희’로 우뚝 서고 싶어요.”
최성희의 뮤지컬 도전은 더 이상 외도가 아니었다. 고우면서도 힘 있는 가창력에 발군의 연기 실력은 그녀에게 뮤지컬배우라는 타이틀을 붙여줬다. 발음 또한 정확해 뮤지컬 무대에 맞는 체질이라는 칭찬까지 듣고 있을 정도다.
이번 공연에 대한 유진과 슈 등 요정친구들의 반응도 궁금했다.
“다들 바빠서 11월에나 함께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유진이 집에서 나름 프리뷰를 했는데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웃음).그런데 제 측근보다는 다른 여배우들의 반응이 궁금해 물어봤는데, ‘자유로워보였다. 해보고 싶은 역할’이라고 말해줘 기분이 좋았어요.”
‘텔 미 온어 선데이’에서 최성희가 연기하는 영국여성 ‘데니스’는 번번이 사랑에 실패한 여자. 실연을 이겨내고자 뉴욕으로 건너가지만 또 다시 세 가지 사랑의 아픔을 겪는다. 원작에서는 흑심만 가득한 연예기획사 간부, 완소 연하남 사진 작가와 더불어 유부남이 등장하지만 국내 연출인 이지나씨는 한국 정서를 고려해 유부남을 연애와 결혼을 따로 생각하는 남자로 수정했다.
최성희는 끝으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에포닌이 부르는 'On my own'을 뮤지컬 무대 위에서 부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녀에게 뮤지컬에 대한 꿈을 심어준 노래였기 때문이다.
2007.10.14 14:28 | ⓒ 2007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바다, '여자 조승우'로 뮤지컬 무대 '우뚝'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