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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여천 롯데마트 앞)을 건너면 반월마을로 이어지는 오솔길이다. 농로의 실개천에는 맑은 물이 졸졸졸 흘러내린다. 반월마을 못미처 산자락의 논두렁과 둑길마다 억새가 흐드러졌다. 갈바람에 흔들리는 억새의 물결에 마음마저 빼앗길 정도, 그 현란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에 푹 빠져든다.
여수 선원동 반월마을 앞뜰이다. 가을걷이가 끝난 논가에는 하얀 허수아비가 홀로 서 있다. 이 녀석은 억새의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구경하다 갈 길을 잃었나보다. 억새의 보드라운 손길이 가는 길손들의 마음마저 어루만져준다.
해질 무렵 해를 마주보고 보아야 가장 아름답다는 억새꽃은 가을의 쓸쓸함을 닮았다. 노을빛을 머금은 금빛 억새는 황홀하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갈바람에 흩날리는 하얀 억새의 춤사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얗게 핀 억새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가을의 끝자락에서 바람결에 흩날리는 억새의 모습은 보는 이의 애간장을 녹인다.
이곳은 그 규모는 크지 않지만 찾는 이가 없어 억새를 감상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억새 군락지다. 햇살이 있어야 빛을 발하는 억새는 아침 해가 떠오를 때와 해가 지는 석양 무렵에 봐야 그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갈바람에 흔들리는 몸짓은 정말 아름답다. 햇살이 엷어져 은빛이 황금빛으로 변화하는 억새의 모습은 숨을 멎게 한다. 황금빛으로 너울대는 억새의 춤사위를 보라.
2007.10.30 14: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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