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저녁 산사, 대금소리가 울려 퍼지고 별과 달, 꽃과 단풍, 풀벌레소리 바람을 따라 100여명의 풍류객들이 가을 산길을 오른다. 그 행렬은 불교, 기독교, 천주교, 원불교 등 4대종교 지도자들이 이끈다. 종교나 사상, 빈부의 차이는 없다. 오로지 자연과 내가 하나 돼 생명의 기운을 만끽하는 물아일체의 경지만 있을 뿐이다.
이 길은 가을밤 달빛 머금은 애기단풍 길을 산책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품었던 세계에 대한 의문과 삶을 사는 방법을 묻고 답하는 사색의 길이 될 것이다. 백양사의 단풍은 다른 지역의 단풍과 달리 잎이 애기 손처럼 작고 곱다고 하여 ‘애기단풍’이라고 불린다.
오는 11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치러질 ‘제12회 백양단풍축제’의 여러 행사 중 백양사 쌍계루에서 시작될 ‘오솔길 달빛걷기와 대금산조의 향연’ 장면을 미리 구성해 본 것이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주목해 볼 행사가 ‘불교문화 축제’ 중 하나로 치러질 이 ‘달빛걷기’다.
축제 첫날인 3일에는 ‘백암산 야단법석’이 열리는데 특히 고불총림 백양사의 방장스님이자 한국불교의 큰 스승으로 추앙 받는 수산스님의 법어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수많은 불자들이 찾아 올 것으로 보인다. 또 '드럼타악 퍼포먼스'를 비롯해 '전국 단풍등산대회'와 내장산의 명칭을 내장․백암산으로 바꾸는 문제를 다루는 ‘세미나’, ‘7080라이브공연’ 등도 열린다.
4일에는 아카펠라, 단풍재즈 앙상블, 메이플 라이브공연과 단풍재즈 앙상블, 아카펠라, 산사음악회 등이 열린다. 상설행사로는 장성의 명물인 애기단풍 페이스페인팅을 비롯해 장성 곶감각기, 단풍엽서전, 백암산사진전시 및 국립공원홍보관, 농민들이 준비한 각양각색의 호박과 요리를 선보이는 행운의 호박축제 등이 펼쳐진다. 또 단풍 숲 거리공연, 시화전, 백암산 그리기, 풀잎공예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행사를 일선에서 총지휘하고 있는 백양사 법일부주지 스님은 “이번 보여주기 위한 기준의 축제 이미지를 탈피해 사색하고 추억할 수 있는 꺼리들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특히 내장산을 백암산으로 새로 명명하는 선언적 의미가 있는 만큼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축제가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7.10.31 10:11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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