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견을 다룬 드라마 <내사랑 토람이>의 한 장면.
SBS
'S다이어리'는 시각장애인기관에서 일하는 S(김수현)의 이야기다. 시각장애인 동료와 함께 일하고 시각장애인을 취재하면서 겪게 되는 토막 이야기들을 통해 S가 시각장애인에 대해 이해해 가는 과정을 담아낸다. S다이어리가 시각장애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기자 주>
평소 착하고 순하기로 소문난 W가 흥분하며 말을 꺼냈다.
"어제 Y 언니랑 같이 병원에 갔거든요. 대기실 의자에 앉아있는데, 글쎄 어떤 아줌마가 들어오면서 '아악!' 이러고 큰 소리로 놀라는 거예요. 안내견 L이 달려든 것도 아니고 그냥 앉아 있었을 뿐인데 그렇게 놀랄 건 뭐야. 게다가 L이 고개 들어서 쳐다보니까, 그 아줌마가 심지어 '뭘 봐?' 이러더라니까요."
W는 "아줌마보다 안내견 L이 오히려 더 놀라겠더라고요, 사람들이 한 번씩 그럴 때마다 L이 주눅드는 거 같아서 불쌍해요"라며 쉽게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 이야기를 듣던 시각장애인 동료 J가 말을 받았다.
"나도 ○○마트 갔다가 황당했던 적이 있어요. 아내랑 같이 장보고 있었는데, 한 꼬마애가 갑자기 안내견 H의 머리를 플라스틱 CD케이스로 확 내리치는 거예요. H도 내가 왜 맞았나 하는 표정이고, 우리도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멍해 있었죠. 뭐라 해 줄 새도 없이 그 꼬마애는 엄마 손 잡고 사라져버리고."
"그 애 엄마가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사과도 안 하고?"
J의 이야기를 듣던 S도 함께 흥분했다. 꼬마애야 장난으로 그랬다 쳐도 그 엄마는 애를 혼내고 사과해야 맞는 것 아닌가.
이번에는 이야기를 듣던 K가 옆에서 거든다.
"나도 전에 Y랑 안내견 L이랑 같이 지하철을 탔는데, 초등학생 5∼6학년으로 보이는 남자애가 안내견을 보더니 '으이씨' 하고 큰소리로 말하면서 저쪽으로 가는 거예요. 그러더니 얼마 있다가 다시 우리 쪽으로 와서는 또 '으이씨' 하고 구시렁대고 가더라고요. 개를 싫어하면 멀찌감치 가 있으면 되지, 다시 와서 그럴 건 뭐야.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