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는 5일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열린 전현직 노동조합 간부들과 간담회를 연 뒤, 장미꽃을 한 송이씩 나눠주며 인사를 나누었다.
윤성효
지난 달 31일부터 엿새동안 울산·경북·부산·경남지역을 돌며 ‘만인보 운동’을 벌인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후보는 “(11월 11일) 가자! 서울로! 세상을 바꾸자!”고 외쳤다.
‘만인보 영남 일정’ 마지막으로 5일 창원에 들른 권 후보는 이날 저녁 민주노총 경남본부 강당에서 노동조합 전현직 간부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권 후보는 이날 인사말을 한 뒤 건배를 제의하면서 “가자 서울로”라는 구호를 외쳤다.
권 후보는 “창원에 오니 마음이 포근하다. 한편으로는 부담이다. 만인보 영남 일정의 마지막이다”며 “고은 선생이 이 땅에 사는 만인을 만나 쓴 시로 엮은 게 ‘만인보’다. 들판과 공장, 사무실, 거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을 가슴에 새겨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장에서 솟구치는 힘을 얻어 보자고 했다”면서 “두 사람이라도 있으면 가서 손을 잡았다”고 덧붙였다.
권 후보는 “사람들을 만나면 꼭 한 말이 있었다. 한미FTA 막지 못하면 죽는다고 했고, 이랜드·뉴코아투쟁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죽는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한미FTA를 막아내지 못했고, 이랜드 투쟁도 아직 승리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거대한 힘을 결집해야 할 때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오는 11월 11일 서울에서 열리는 ‘제1차 2007 범국민 행동의 날’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중가요에 ‘너희는 조금씩 갉아먹지만 우리는 한꺼번에 되찾으리라’(연대투쟁가 일부)는 구절이 있듯이, 지금까지 밀렸는데 앞으로는 총공세를 펼 때다. 정말 한 판 크게 붙자”고 말했다.
그는 “요즘 80살 넘은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만나 ‘모이자’고, ‘한 판 해보자’고, ‘세상을 바꾸자’고 했다. 그랬더니 할머니들도 하겠다고 하더라”면서 “가자! 서울로!”를 외쳤다.
간담회 전 기자를 만난 권 후보는 “11일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 때 참석해 연설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그 문제에 대해서는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단병호 의원은 “연설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으며, 송철원 보좌관은 “당연히 간다. 연설 안할 게 뭐있나”라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규모 집회에 대통령 후보가 참석해 연설하면 불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단병호 의원은 “사실 요즘 현장을 다녀보니 분위기가 이전만큼 확 달아오르지 않는다고 느꼈다. 해야 할 일이 많구나, 현장 동지들이 지쳐 있구나 하는 생각을 들었다”면서 “아무리 쉬운 일이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이룰 수 없고, 먼 길도 대문 밖으로 나서지 않으면 안되듯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힘을 모아 해 보자”고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제해식 전농 부경연맹 의장과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대표, 이경희 경남한살림 이사장, 김창근 배달호열사기념사업회 회장, 전진숙 민주노동당 경남도당 위원장 직무대행, 이종엽·정영주·이종수 창원시의원, 송순호 마산시의원, 손석형 민주노동당 창원시당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허연도 민주노총 경남본부 지도위원과 이경희 경남한살림 이사장은 권 후보한테 장미꽃 다발을 전달했으며, 권 후보는 간담회 뒤 참석자들에게 장미꽃을 한 송이씩 나눠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