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대학교 총학생회 소속 학생 30여명은 13일 인천시청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립 대학임에도 연세대 등에게 역차별 받고 있다"며 절규에 가까운 투쟁을 벌여 겨우 시장 면담 약속을 받았다.
이들은 앞서 '인천시가 추진하는 경제자유구역으로의 이전이 결정된 인천대가 서울 소재 대학인 연세대와 인천 소재 인하대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며 기자회견을 열게 된 계기를 밝혔다.
학생들은 이날 ▲졸속적인 법인화 추진 중단 ▲대학 재산환수 ▲부지확충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대학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천막농성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천막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인천시청 공무원, 경찰과 2시간 가량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시는 학생들에게 12월 초까지 시장 면담 약속을 잡겠다고 밝혔으나, 학생들은 시청 청사 앞에서 천막 농성과 노숙 투쟁을 전개하며 인천대의 차별을 시민들에게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인천시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송도에 142만4494㎡ 규모의 송도국제화복합단지를 만들면서 연세대 송도 캠퍼스 조성을 위해 특수목적 법인을 설립하고 부지로 92만 5천여㎡를 확정했다. 반면, 시립 인천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지가 협소해 지역 시민사회와 인천대 구성원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또 인천시는 2010년까지 연세대를 송도로 유치하기 위해 인천도시개발공사(인천도개공), 인천관광공사 등이 참여하는 특수목적법인(SPC)를 만들어 상업용지를 개발해 발생하는 이익금으로 캠퍼스 건립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이와 관련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인천대 총학생회는 “송도에 제3캠퍼스를 짓는 연세대를 위해 인천시가 추정비용만 1조가 넘어가는 재정을 투입하는 이른바 ‘연세대 특혜’를 바라보며, 우리 인천대 학생들을 비롯한 구성원들은 기존에 시가 돈이 없어 시립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이 변명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학은 송도 이전 사업으로 인해 모든 재산을 인천시에 넘긴 채 빈털터리로 연세대와 인하대의 틈바구니 속에서 경쟁해야 하는 최악의 미래로 몰려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인천시는 기존 인천대 재단이 소유한 재산 수십 억원을 인천도개공에 넘겼으며, 인천 도화동 인천대 현 부지에 대규모 공동주택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날 장재만 인천대 총학생회장은 “송도 이전 후 거점대학으로 육성을 위해 2006년 1월 3일 안상수 시장이 결제한 21만 4천평 부지 확충 약속을 이행하여야 하며, 송도 이전 비용 충당의 명목으로 인천도개공에 넘긴 대학의 수익용 재산과 발전기금 일체를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회장은 “시민의 힘으로 시립대가 탄생됐고, 국립대 전환도 이뤄진 상황에서 인천 시민에게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인천대를 포기하는 것은 인천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고, 일부 유명 사립대에 인천 교육의 모든 것을 맡기는 셈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오완규 인천대 총동문회 사무국장은 “연세대 차별, 특수법인화로 불투명한 재정, 비전 없는 대학 이전으로 대학 구성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며 “인천시가 시립인천대에 대해 책임성 있는 답변을 내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계속적인 면담요청에도 불구 시장 면담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학생들이 추운 날 시청에서 천막 농성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삭막한 교육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시는 12월 초 인천시장과 대학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대화 테이블을 갖겠다는 입장을 인천대 총학생회측에 전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시청 청사 앞에서 천막 농성과 노숙 투쟁을 전개하며 인천시의 차별을 시민들에게 알리겠다는 입장이라 인천시와 학생들의 대립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2007.11.13 15:47 | ⓒ 2007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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