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작년 이맘 때 우리 집 가까운 곳에서 수능시험을 치루는 조카가 있어 시험이 끝날 즈음 고사장에 갔다. 학교 주변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초조한 낯빛으로 수험생들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파 속에 필자의 동생 모습도 보였다.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교문 앞으로 몰려들자 아이들이 지친 모습으로 고사장을 빠져 나오고 있었다. 엄마와 이모를 발견하고 멋쩍은 듯 미소로 인사를 대신하며 다가오는 조카, 시험 전에 머리를 자르면 어떻다는 속설 때문에 이발을 안했는지 길어진 머리 때문에 핏기 없는 하얀 얼굴이 더 해쓱해 보였던 기억이 난다.
내일(15일)도 그 시간 그 자리에 가면 사람만 바뀌었을 뿐 똑같은 광경을 보게 되겠지~ 짧게는 3년, 재수를 했다면 4, 5년은 걸렸을 긴 시간을 긴장과 초조 속에 보냈을 수험생들과 가족들에겐 오늘이 특별한 밤일 것이다.
이 밤이 지나면 대입수능시험이라는 인생의 또 한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그 동안 땀으로 축적해 온 실력을 단 몇 시간 내에 남김없이 쏟아내야 한다. 산란을 위해 급류를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힘겨운 몸짓처럼...
너무도 간절하기에 수험생을 둔 부모가 아니어도 그 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좋은 결실을 맺게 되기를 기도하게 된다.
지난 토요일 음력10월 초하루 어둠이 짙게 깔린 산사의 석불 앞에 누군가의 기원을 담은 두 개의 초가 찬바람에 흔들리며 불타고 있는 것을 봤다. 그 옆엔 밤하늘 별들이 탑 위에 내려앉은 듯 수많은 꼬마 등이 보석처럼 빛나고 배경음악처럼 잔잔하게 흐르는 염불소리가 산란한 마음을 고요하게 잠재웠었다.
"오랜 시간 부모님의 기도 속에 내일을 준비했을 아들, 딸들아~ "
"마지막까지 후회가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거라~"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할만한 가치 있는 것이라 말해주고 싶구나."
2007.11.15 10:24 | ⓒ 2007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안녕하십니까~?
저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52세 주부입니다.
아직은 다듬어진 글이 아니라 여러분께 내놓기가 쑥스럽지만 좀 더 갈고 닦아 독자들의 가슴에 스며들 수 있는 혼이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특히 사는이야기나 인물 여행정보에 대한 글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길 희망합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