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는 1500년 전 고대문명의 첫 발자국이었네

아도화상과 모례장자의 불심 깃든 신라불교초전지마을

등록 2007.11.28 16:38수정 2007.11.2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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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초전지기념관  푸른 하늘을 받들고 서있는 불교초전지기념관. 천오백년전 저 자리에 아도화상의 발길이 있었겠지...,
불교초전지기념관 푸른 하늘을 받들고 서있는 불교초전지기념관. 천오백년전 저 자리에 아도화상의 발길이 있었겠지..., 권미강

한 시대의 문명이 우리가 사는 곳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분명 지역민들에게는 영광스러운 일이다. 더욱이 그 문명이 사람살이와 정신, 문화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면 말이다.

삼국으로 나뉘어졌던 한반도의 고대는 신라에 의해 통일을 이루었고 통일신라의 문화가 곧 한반도의 정신을 이어오는 문화가 됐다. 그 발판이 된 문명이 바로 신라불교다. 구미는 불교가 처음 신라땅에 뿌리를 내린 초전지다.


아도화상의 불교전파 행로가 그려진 그림  불교초전지기념관에는 아도화상이 불교를 전파한 행로 그려진 그림이 전시돼 있다.
아도화상의 불교전파 행로가 그려진 그림 불교초전지기념관에는 아도화상이 불교를 전파한 행로 그려진 그림이 전시돼 있다. 권미강

고구려의 승려인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첫 발을 디디고 모례장자집에서 기거하며 대중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한 곳이다. 고대의 종교는 한 시대를 만들어내는 문명의 역할을 했으니 그러므로 구미는 인도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뿌리내린 고대문명의 종착지라고 할 수 있다.

모례장자와 아도화상의 만남  모례장자와 아도화상 만남을 재현한 전시물
모례장자와 아도화상의 만남 모례장자와 아도화상 만남을 재현한 전시물 권미강

일연선사가 쓴 삼국유사에 의하면 ‘아도화상’은 위나라 아굴마(阿堀磨)의 아들이다. 일명 묵호자라고도 하는데 어머니 고씨 도령(道寧)의 명을 받아 19세의 나이로(신라 19대 눌지왕 때) 불교를 전파하러 고구려에서 신라로 몰래 들어갔다.

선산군 도개면 도개리에 있는 모례(毛禮) 장자의 집에 굴을 파고 살며 낮에는 가축을 치고 밤에는 불법의 진리를 강론하며 3년 동안 살았다. 당시 고구려와 백제는 불교가 융성했으나 신라는 고유의 신앙과 외래문물에 대해 배타적이어서 불교에 대한 박해가 심했으니 아도화상은 숨어서 포교를 할 수밖에 없었다.

불교초전지기념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기념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전통체험마을로 지정돼 새로 조성한 돌담으로 되어 있다. 그 느낌이 참 따듯하다.
불교초전지기념관으로 들어가는 입구 기념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전통체험마을로 지정돼 새로 조성한 돌담으로 되어 있다. 그 느낌이 참 따듯하다. 권미강

모례의 시주를 통해 복숭아꽃과 오얏꽃이 한겨울에도 펴있는 태조산자락에 터를 잡아 신라 최초의 가람인 ‘도리사’를 짓고 중생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파한 아도화상은 고대의 구도자였으리라.

오백나한상  오백나한상인 듯하다. 담장에 그려져 있어 세월의 때가 묻어있지만 변치않는 믿음도 함께 묻어있는 듯 하다.
오백나한상 오백나한상인 듯하다. 담장에 그려져 있어 세월의 때가 묻어있지만 변치않는 믿음도 함께 묻어있는 듯 하다. 권미강

지금 이곳에는 모례의 집에 있었던 우물로 추정되는 전모례가정(傳毛禮家井)이 있는데 도문화재자료 제296호로 지정돼 있다. 아울러 묵호자라는 이름으로 불교전파의 첫 문을 열었던 고구려인 아도화상과 불교초전지임을 기념하기 위한 55평 규모의 신라불교초전기념관이 세워져 있다.


모례장자집에 있던 우물 신라시대의 우물이리라. 정말 그 모양이 우물 정자 그대로다.
모례장자집에 있던 우물신라시대의 우물이리라. 정말 그 모양이 우물 정자 그대로다. 권미강

또한 ‘신라에 불교가 처음 전해져 길(道)이 열린(開) 곳’이라는 뜻이 담겨있는 도개리는 환경친화마을로 지정돼 전통담장과 조경으로 환경을 정비했고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전통문화체험마을로 조성될 예정이다.

설마 천오백년 전 우물물이 그대로...,  지금까지도 우물물이 나오고 있다. 아도화상의 불심이 마르지 않듯이 천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물이 솟아오르고 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설마 천오백년 전 우물물이 그대로..., 지금까지도 우물물이 나오고 있다. 아도화상의 불심이 마르지 않듯이 천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물이 솟아오르고 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권미강

신라초전지마을은 그 초입부터 천 오백년전 불심을 가슴에 안고 신라인들을 포교하러 온 아도화상의 숨결이 깃들어 있는 듯했다.


천년의 미소? 마치 '천년의 미소'를 보는 듯 하다. 신라초전지마을 입구에 서있는 선돌에 음각돼 있는 후덕한 신라인의 모습.
천년의 미소?마치 '천년의 미소'를 보는 듯 하다. 신라초전지마을 입구에 서있는 선돌에 음각돼 있는 후덕한 신라인의 모습. 권미강

낮은 담장에 짙게 드리워진 단풍나무며, 선돌에 새겨진 부드러운 신라인의 미소, 여전히 우물을 채우고 있는 우물물이 중생제도를 위해 일생을 바친 구도자의 모습으로 온전하게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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