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그랑!
야구 방망이에 의해 박살난 창문으로 라이플을 든 검은 양복들이 뛰어 들었다.
“뭐야 이것들 어디 숨었어?”
검은 양복들은 갑자기 어디선가 날아들 총탄을 의식하며 몸을 잔뜩 낮춘 채 사방을 노려 보았다.
“야 여기야 여기!”
커다란 책장과 의자 따위가 쌓여있는 방문에서 소리가 들리자 검은 양복들은 서둘러 이를 치우고 방문을 열어 젖혔다. 안에는 부상은 입은 두 남자가 속옷차림에 지친 표정으로 검은 양복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놈들 어디 갔어?”
“모르겠어. 방금 전까지만 해도 총소리가 가까이서 들렸는데......”
검은 양복들이 이리저리 당황하여 돌아다니는 동안 경수와 신혁은 뒤로 훌쩍 돌아 확성기를 든 검은 양복의 뒤를 노렸다.
“손들어!”
경수는 확성기를 든 검은 양복의 뒤통수에 총을 겨누며 소리쳤다. 검은 양복은 천천히 손을 들며 조심스럽게 뒤로 돌아섰다.
“야! 움직이지 마!”
신혁이 주의를 주었지만 그보다도 빨랐던 건 검은 양복의 손동작이었다. 검은 양복의 오른손이 번개같이 경수의 총을 쳐내더니 발길질을 경수의 복부에 적중시켰다.
“욱!”
경수는 순식간에 온몸의 힘이 죽 빠지며 주저앉아 버렸다. 신혁이 몽둥이를 들어 검은 양복을 후려 쳤지만 그는 이를 가볍게 피한 후 신혁의 손을 잡아 매쳐버렸다.
‘이대로 눌리면 안돼!’
경수는 배의 통증을 참으며 필사적으로 총이 떨어진 곳으로 달려갔지만 그보다 검은 양복의 발이 더 빨랐다. 총을 밟은 검은 양복의 발은 곧바로 경수의 턱을 걷어찼다.
“으악!”
생각보다 타격은 크지 않았지만 순간적으로 경수는 자신의 턱이 부숴졌을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왜냐하면 그와 동시에 ‘퍼억!’하는 둔탁한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
신혁은 놀라서 손가락질을 했고 그와 동시에 검은 양복은 힘없이 땅바닥에 쓰러졌다. 뒤에서는 영희가 벌벌 떨리는 손으로 한손에는 노트북을 한손에는 권총을 거꾸로 들고 있었다. 권총자루로 검은 양복의 뒤통수를 쳐 버린 것이었다.
“어서 방송을 해.”
영희는 어쩐지 명령을 내리는 것처럼 말했지만 경수와 신혁에게 그걸 일일이 따질 여유는 없었다. 검은 양복을 묶은 후 차안에 있는 전파 방해기를 꺼버린 신혁은 바로 방송을 재개해 힘차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여러분! 이 방송은 김정탄 후보가 보낸 자들로 인해 심각한 방해를 받았습니다!”
신혁이 든 카메라는 산장을 비추었다. 그곳에는 총과 몽둥이를 잡은 일곱 명의 사내들이 경수 일행을 노려보며 넓게 늘어서 있었다.
“김정탄 후보는 대체 무엇이 두려워 이러는 것입니까!”
영희가 노트북을 연 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신혁에게 외쳤다.
“이곳을 비춰봐! 곧 공개할 거야!”
영희는 홈페이지에 자신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쳐 넣은 후 비공개 설정을 활짝 풀고서 사진 하나를 클릭 했다.
-탕! 탕!
멀리서부터 총을 쏘며 검은 양복들이 다가왔다. 경수와 신혁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지만 영희는 여전히 꼿꼿이 앉아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 하나하나를 클릭해 보고 있었다.
“이 자식들아! 쏘지마! 이제 모든 게 끝났어! 홈페이지가 공개 됐다고!”
경수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검은 양복들은 점점 포위망을 좁히며 다가왔다. 그때쯤 순식간에 영희의 홈페이지에 몰려든 사람들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덧붙이는 글 | 1. 두레마을 공방전
2. 남부여의 노래
3. 흥화진의 별
4. 탄금대
5. 사랑, 진주를 찾아서
6. 우금치의 귀신
7. 쿠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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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고주몽', '홍경래의 난' '처용'을 내 놓은 작가로서 현재도 꾸준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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