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이명박 화환' 누가 보냈나

육영수 숭모제 화환 '수수께끼'...이명박측 "우린 안 보냈다"

등록 2007.11.29 18:10수정 2007.11.2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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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 행사장에 전시된 '이명박 명의의 화원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 행사장에 전시된 '이명박 명의의 화원오마이뉴스 심규상

충북 옥천 여성회관에서 열린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 행사장에 선거법을 위반한 이명박 후보 명의의 화환이 등장했다.

29일 오전 충북 옥천 여성회관 앞. '육영수여사 탄신 82주년 숭모제' 행사가 열린 육영수 동상 앞에는 20여개의 화환이 줄지어 서 있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고 육영수 동상 바로 뒷 부분에 세워진 이명박 명의의 화환. '제 82회 탄신 숭모회 이명박'이라고 새겨져 있다.

눈에 잘 보이게 의도적으로 왼쪽 앞 열에 전시해 놓은 듯 했다. 주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화환은 행사시작 1시간여 전부터 세워져 있었다.  이 화환은 행사가 끝난 뒤 누군가에 의해 곧바로 사라졌다.

대선 후보자 명의의 화환은 선거법 위반이다. 공직선거법에는 '후보자는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또 이를 위반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 화환을 세워 놓은 주체가 오리무중이다. 이날 행사장에 화환을 배달한 옥천읍내 화원을 두루 확인했지만 '이명박' 명의의 화환을 보낸 곳은 찾을 수 없었다.    

옥천읍의 한 화원 관계자는 "다른 화환을 배달하려 갔다가 이명박 명의의 화환을 봤다"며 "하지만 글씨 서체나 꽃꽂이 방식이 옥천에서 배달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화원 관계자도 "안 그래도 유심히 봤는데 인근 대전이나 외지에서 배달된 것 같다"며 "분명한 것은 옥천에서 배달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 캠프 비서실과 공보실 관계자는 각각 "다른 쪽에서 보냈는지 알 수 없지만 이쪽에서는 화환을 보낸 바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대전시당 관계자도 "시당에서 이 후보 명의의 화환을 보낼 이유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근혜 전 대표 환심사기용?


 이날 행사장에서는 정수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활동상이 담긴 달력을 무료배부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정수회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활동상이 담긴 달력을 무료배부하기도 했다.심규상

이 때문에 이 후보 진영 관계자가 박근혜 전 대표의 마음을 사기 위해 선거법 위반임을 알고도 작정하고 보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환심을 사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행사가 끝난 뒤  "BBK 문제는 확실하게 매듭을 지어야 될 문제다"며 "사실 관계를 한 점 의혹 없이 밝히고 그에 따라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고 말했다. 대선 전에 BBK 의혹에 대한 명쾌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

옥천군 선관위 관계자는 "이명박 후보 명의의 화환이 세워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선거법 위반 사안으로 누가 보낸 것인지 탐문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화환을 보낸 사람이 드러내지 않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육영수여사 82주년 숭모제'에는 이명박 명의의 화환을 비롯 대구새정수회장, 박대통령생가보존회, 옥천농협, 민족중앙회,근혜사랑, 대한전문건설협회중앙회,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강재섭, 충북과학대학장, 주식회사 EG임직원 일동, 재경옥천산악회, 부산박사모위원, 대한전문건설협회중앙회장, 부산꽃사랑화원대표, 정수회중앙본부회장, 대한민국박사모회장, 박씨대종친회이사장,한국불교동방조계종 토 민속연합회원일동, 옥천군애향회, 재경옥천군향우회장 등의 화환이 전시됐다.  
#이명박 #화환 #선거법 위반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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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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