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박물관 주인장 자칭 '오리아빠' 박상용씨.
최용호
최근 경남 양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리박물관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주변에서 오리박물관이 아니라 오리농장을 잘못 들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기도 했다. 백문이 불여일견! 오리농장도 아닌 오리박물관, 그 소문과 논란의 진상지를 직접 취재해 보았다. - 기자주
무슨 영화제목이 아니다. 오리박물관이라는 말도 생소한데 오리박물관에 진짜 오리가 없다고 하면 고개를 갸웃거릴 이들이 많을 것이다.
왠지 오리박물관이라 하면 한 켠에는 살아있는 오리들이 우리에 갇혀 득실거리고 넓은 마당에는 몇몇 사람들이 둘러앉아 지글지글 익어가는 오리고기를 뒤집고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는 것이 예사. 미안하지만 오리박물관에는 살아있는 오리는 단 한 마리도 없을뿐더러 기대했던 오리고기도 전혀 없다.
아! 1층에 위치한 압구정카페의 메뉴를 뒤져보면 오리모양의 돈가스 정도는 먹을 수 있다.
오리박물관. 도대체 오리박물관이 뭐하는 곳인고 하니 박상용(46)이라는 오리에 미쳐도 단단히 미친(?) 이가 만든 국내 최초의 오리테마박물관이다.
자신을 '오리아빠'라고 지칭하는 그는 2006년 11월 오리박물관을 열었다. 오리테마박물관엔 오리에 관련된 모든 것이 다 모여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왜? 그에게 오리는 어떤 의미이기에?
"하하하, 그냥이요. 굳이 이유라고 하면 다른 건 몰라도 '오리 마니아'는 없더란 말입니다. 경쟁자가 없는 걸로 정해야 특이하죠!" 양산시 하북면 삼수리 392번지에 위치한 오리박물관을 아는 양산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방송이나 신문, 잡지를 보고 물어물어 찾아오는 외지인들이 더 많다.
"실제로 양산시민들은 항상 문화공간이 부족하다고 말들은 하지만 지역 내에 있는 공간에는 무심한 듯합니다. 문화라는 것은 만들어 놓은 채 향유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죠. 자녀들과 함께 따뜻한 주말에 한 번 방문해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오리박물관의 박 관장이 지난 15년 동안 수집한 오리관련수집품은 총 3천여점에 이른다. 오리형상을 한 수석, 오리솟대, 상여 등 정말 오리와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모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