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원유 유출 사고가 발생하여 어민들의 수심이 깊어가고 있는 가운데 7일 강무현 해양수산부장관을 비롯한 권동옥 해양경찰청장, 이완구 충남도지사 등이 태안해양경찰서(서장 최상환)에 마련된 비상대책본부를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보고 피해 확산방지에 전력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사고는 7일 오전 7시 30분경 충남 태안군 신도 북서방 약 8Km 해역에서 발생했다. 인천대교 공사작업을 마친 모 중공업 소속 해상크레인을 2척의 바지선을 이용, 경남 거제로 예인하던 중 한 척의 바지선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중심을 잃고 떠내려가 정박 중인 홍콩선적 유조선 헤베이 스피리트호(14만6천급, 원유 26만3000kl)와 충돌했다. 충돌로 인해 유조선 왼쪽 오일탱크 3개에 구멍이나 1만810톤의 원유가 바다로 유출됐다.
이로 인해 사고해역으로부터 남동방향으로 폭 2km, 길이 7.4km로 유출유가 확산되어 관계기관이 오일펜스를 설치하고 방제작업을 실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2∼4m에 이르는 높은 파도와 초당 10∼18m 속도의 북서풍으로 인해 사고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무현 해양수산부장관은 "해상과 기상 상황을 감안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24∼36시간 내에 남동쪽 해상으로 오염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방제작업을 서둘러 인근 양식장으로 유출유가 흘러들어 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한편, 양식장 주변에도 오일펜스를 설치하는 작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해역 주민, 양식장 피해 확산 우려... 기름 냄새 확산, 두통 호소 주민 늘어
반면, 인근 해역 주민들은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혹여 해안가 일대 양식장에 피해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여 추이를 지켜보며 대책 마련 등을 논의하고 있다.
주민 구아무개(소원면 모항리·어민)씨는 "아침에 대문을 열고 밖에 나오니 기름 냄새가 진동하여 '혹시 집안 어딘가에서 기름이 새고 있나?'하고 살펴보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구씨는 "뒤늦게 유조선 충돌 사고 소식을 듣고 놀라 인근 어촌계장들에게 알렸다"며 "현재까지 기름띠는 보이지 않지만 혹여 양식장으로 기름이 밀려들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소원면을 비롯한 원북, 이원 주민들도 이른 아침부터 동네에 기름 냄새가 퍼지자 사태파악을 위해 관계기관에 문의전화를 걸어, 오전 각 면사무소가 때아닌 소동을 겪었다.
또, 사고 후 오후에는 장기간 누출된 유출유의 냄새로 인해 두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인근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외출을 자제하도록 하였다.
한편, 태안군에서도 이번 사고에 발맞춰 행정지원팀, 피해조사팀, 복구지원팀 등 3개 팀 30명으로 비상대책반을 구성하여 피해 현황에 대한 파악과 조사 등을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진태구 군수는 "혹시라도 인근 양식장에 유출유가 유입되어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생길까 우려된다"며 "군에서도 해양경찰 등을 비롯한 유관 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방제 작업에 총력을 다하는 한편 주민들의 피해 여부에도 적극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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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충돌... 태안 앞바다 기름 냄새로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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