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사진에서도 노골적인 편향성 드러낸 조·중·동

신문 선거보도 사진에 대한 '2007대선 민언련모니터단' 신문모니터팀 보고서

등록 2007.12.11 14:35수정 2007.12.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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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선 민언련모니터단 신문모니터팀'은 11월 8일부터 11월 27일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의 대선 후보 사진 모니터 결과를 발표했다.
다음은 보고서 전문.
 

Ⅰ. 들어가며

 

대부분의 독자들이 신문에 실리는 사진은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문의 보도사진은 촬영자나 편집자의 의도, 기사와의 관계 등 그 제작과정에서 왜곡과 편향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 그러나 사진의 지표성과 해석의 모호함 등 사진의 속성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사진보도의 왜곡과 편향의 가능성을 쉽게 인지하지 못하게 만드는 측면이 존재한다.


또 시각이미지로서 신문사진은 장문의 텍스트보다 독자들에게 더 큰 메시지를 주거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 특히 선거 시기 신문사진의 효과는 간과할 수 없다. 유권자들이 후보자에 대해 함축적이고 특정한 이미지를 갖는 데 사진이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만약 특정 후보가 인자하고 밝은 웃음을 짓고 있는 사진이 매일 아침 신문에 게재된다면 유권자들은 그 후보에 대해 호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해당 후보자에게 불리한 사안이 발생했음에도 사진에서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면, 이 사진은 현상을 왜곡한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으로 신문에 사진이 얼마나 많이 또는 크게 게재되느냐에 따라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해 익숙한 친밀감을 가지게 되거나 주요 후보자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 또한 다분하다.

 

우리 단체는 이회창 후보 출마 직후인 지난 11월 13일 <정략적 편파성 거침없이 드러낸 보수신문의 ‘이회창 출마’ 보도>와 11월 27일 <보수언론, ‘이명박과 이회창’ 양자구도 조성에 올인> 보고서를 통해 기사량에서 이명박·이회창 후보에 쏠림 현상이 두드러져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내용 역시 특정신문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에 대한 편파성들이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경우 사진의 주제인물이 기사에 연동됨에 따라 신문 사진의 편파성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2007 대선 민언련 모니터단’ 신문모니터팀은 신문에 등장하는 후보들의 사진이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기 위해 이회창 후보 출마 다음일인 11월 8일부터 후보등록 다음일인 11월 27일까지 주요 일간지의 대선 보도 사진을 모니터했다.

 

모니터는 크게 양적 분석과 이미지 정보에 대한 분석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양적 분석에는 전체 대선 사진 수, 신문별 후보 빈도수, 후보사진 크기 비교를 포함했고, 이미지 정보에 대한 분석에는 후보 사진의 동작, 얼굴표정, 시선, 상호작용, 게재위치를 평가했다. 후보들의 캐리커처, 반명함판 사진 등은 모니터 대상에서 제외했다. 모니터 대상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12명의 후보 전체가 포함됐으나, 양적 데이터 이외 세부 분석에는 정동영, 이명박, 권영길, 이인제, 문국현, 이회창 후보만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심대평, 정근모, 허경영, 전관, 금민, 이수성 후보의 경우 보도량이 전무하다시피 해 세부적 분석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Ⅱ. 본론

 

1. 양적분석

 

모니터 대상 신문인 6개 일간지는 같은 기간 내 총 521건의 대선 사진을 게재했으며, 동아일보가 119건으로 가장 많은 사진을 실었다. 중앙일보와 서울신문은 64건으로 가장 적은 양을 보였다. (<표 1> 참고)

a  신문별 보도건수

신문별 보도건수 ⓒ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별 보도건수 ⓒ 민주언론시민연합


중앙, 권영길·문국현 후보 독사진 한 장도 없어


신문별 후보 독사진을 비교해 살펴본 결과 전체 신문에서 이회창, 이명박,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권영길 순으로 사진이 많이 게재됐다. 이회창 후보는 중앙일보를 제외한 모든 신문에서 가장 사진이 많이 실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는 이명박 후보 사진이 16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편, 권영길 후보는 12건으로 이회창 후보의 1/8, 이명박 후보의 1/7 정도 밖에 되지 않았으며, 이인제·문국현 후보 역시 전체 후보들 중 22건, 30건으로 양적 불균형이 심각하게 드러났다. 기사량과 마찬가지로 사진 역시 이명박·이회창에 편중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표 2>참고)

 

a  신문별 후보 독사진

신문별 후보 독사진 ⓒ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별 후보 독사진 ⓒ 민주언론시민연합
 
특히 중앙일보가 모니터 기간 중 권영길·문국현 후보 사진을 한 건도 내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권영길 후보가 민주노동당 후보로 진보정당의 상당수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는 점과, 문국현 후보가 지지율 4위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후보임을 고려할 때, 이들 후보의 독사진을 게재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인 후보 ‘배제 행위’라고 볼 수밖에 없다. 또한 동아일보와 서울신문이 권영길 후보 독사진을 한 건밖에 내지 않은 것도 비판을 면키 어렵다.

한편, 조선·동아는 정동영·이명박 후보를 비등한 비율로 실었으며, 중앙·서울은 정동영 후보보다 이명박 후보 사진이 6건이 더 많았고, 경향도 마찬가지로 이명박 후보가 4건 더 많았다. 반면, 한겨레는 이명박 후보 8건보다 정동영 후보가 3건 더 많았다. 경향신문은 정동영·문국현 후보의 사진을 총 10건으로 같게 실었다.

조·중·동, 사진도 기사처럼 '이명박 대 이회창' 양자구도 현상 두드러져
 
신문별 후보들의 사진 크기를 비교해 보았다. 전체 사진의 가로*세로 크기와 함께 평균적인 사진 면적을 함께 표로 나타냈다. (<표 3> 참조)

분석 결과 조선일보는 이회창 후보의 사진 평균 크기가 가장 컸으나, 이 밖의 신문에서는 이명박 후보의 평균 사진 면적이 가장 넓었다. 경향신문과 한겨레의 경우 전체 후보들의 사진 면적이 큰 편차 없이 고른 크기로 게재됐으나, 조·중·동의 경우 권영길·이인제·문국현 후보의 경우 평균 사진 면적은 매우 작았다.
 
조선일보는 권영길·이인제·문국현 후보의 평균 사진 크기가 30㎠를 넘지 않았고, 특히 권영길 후보의 경우 이회창 후보의 사진 면적에 비해 약 1/7에 불과했다. 동아일보는 권영길·문국현 후보의 평균 사진크기가 35㎠수준에 그쳤으며, 중앙일보는 이들 후보 사진이 없어 0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중·동이 이명박·이회창 후보의 사진 면적을 크게 실은 것과 대비되는 수치이다.

한편, 서울신문과 중앙일보는 이명박 후보의 전체 사진크기가 유별나게 컸던 반면, 정동영 후보의 전체 사진 크기는 현저히 작았다. 조·중·동과 서울신문의 평균 사진크기도 정동영 후보는 이명박·이회창 후보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에서 이명박 대 이회창 양자구도 형성을 부추겼던 조·중·동이 사진에서도 같은 행태를 보인 것이다.
a  신문별 후보 전체사진 크기 및 평균 크기

신문별 후보 전체사진 크기 및 평균 크기 ⓒ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별 후보 전체사진 크기 및 평균 크기 ⓒ 민주언론시민연합
 
2. 이미지 정보에 대한 분석

이미지정보에 대한 분석유목은 박정순과 정경희가 지난 2005년 4월 1일 '미디어, 젠더 & 문화' 3호에 발표한 논문 <보도사진 이미지의 정치적 편향성>의 이미지 분석유목을 참고했다. (<참고 1> 박정순과 정경희는 모리아티(Moriarty et al., 1984, 1988)와 월드만(Waldman et al., 1996)의 분석틀을 참고했다고 한다. 평가는 긍정, 중립, 부정 세 항목으로 분류해 이뤄졌다. 여기에서는 중립에 대한 평가는 제외하고 부정적인 묘사 위주로 분석했다
a  평가 유목 참고

평가 유목 참고 ⓒ 민주언론시민연합

평가 유목 참고 ⓒ 민주언론시민연합
 
(1) 신문별 후보자 사진 동작 분석
 
조선과 동아, 서울은 이명박 후보에 부정적인 동작의 사진은 한 건도 찾아볼 수 없어
 
동작 사진은 팔짱을 낀다거나 어딘가에 기대어 있는 경우, 단순히 무엇인가를 듣거나 읽기, 조는 경우 등 수동적 행위의 경우 부정적 사진으로 체크했다. 긍정적인 동작 사진은 악수, 손동작을 하며 연설 또는 유세를 하거나 아이를 안고 있는 경우, 앉아 있기보다는 서서 활동적인, 역동적인 모습의 경우가 포함됐다.
 
이회창 후보는 총 11회로 부정적 사진이 가장 많이 게재됐으며, 동아일보가 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회창 후보 출마 전후로 사설·칼럼을 비롯해 가장 강하게 비판했던 동아일보의 논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회창 후보 다음으로는 이명박 후보가 총 9건으로 부정적 사진이 많았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갖가지 의혹들에 수반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기할만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과 동아, 서울은 이명박 후보에 부정적인 동작의 사진은 한 건도 게재하지 않았다. BBK 의혹 등 이명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보도에서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이명박 후보에 불리한 동작의 사진을 한 건도 게재하지 않은 것은 의도적인 감싸기나 다름없다.

한편, 경향은 이명박 후보의 부정적 동작을 담은 사진만을 5건 게재해 가장 많았으며, 한겨레의 경우 이명박 후보에 긍정적 동작의 사진이 2건으로 가장 적게 나타났다. 이는 경향신문의 이명박 후보 의혹 관련 보도와 닿아 있다. (<표 4>참고)
 
a  신문별 후보자 사진 동작 분석

신문별 후보자 사진 동작 분석 ⓒ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별 후보자 사진 동작 분석 ⓒ 민주언론시민연합
 
(2) 신문별 후보자 사진 표정 분석

동아, 이회창 후보에 부정적인 표정 사진을 6건으로 가장 많이 실어
 
표정은 찡그리거나 근심, 피곤에 찬 얼굴의 경우 부정으로 체크했으며, 후보 개개인의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 활짝 웃는 사진만을 긍정으로 체크했다.
 
조·중·동은 정동영·이명박 후보에 대해 동일한 빈도수의 부정적 표정 사진을 실었지만 긍정적인 표정 사진에서 이명박 후보 사진이 정동영 후보보다 많았다. 특히 동아일보는 이회창 후보에 부정적인 표정 사진을 6건으로 가장 많이 실으며 이회창 후보에 대한 반감을 표현했다.

서울신문은 이명박 후보에 부정적인 표정의 사진을 한 건도 싣지 않았으나 긍정적 표정의 사진은 총 11건, 정동영 후보에 대해서는 부정·긍정적 표정의 사진을 각각 2건만을 보여 이명박 후보에 편파성을 보였다. 경향은 동작 사진에 이어 이명박·이회창 후보에 부정적 표정의 사진만을 각각 5건, 3건을 실었다.
 
a  신문별 후보자 사진 표정 분석

신문별 후보자 사진 표정 분석 ⓒ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별 후보자 사진 표정 분석 ⓒ 민주언론시민연합
 
a  동아일보 11월 15일자 6면

동아일보 11월 15일자 6면 ⓒ 민주언론시민연합

동아일보 11월 15일자 6면 ⓒ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진 속 얼굴 표정에서도 차이
 
<그림 1> 동아일보 11월 15일자 6면 후보자의 얼굴표정에서 형평성을 잃은 사진을 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사진 1>은 동아일보 11월 15일자 6면에 게재된 사진이다. 이날 사진은 이명박 후보·박근혜 전 대표·이회창 후보 ·정동영 후보의 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그런데 이명박 후보는 당직자와 함께 마이크를 잡고 환하게 웃고 있고, 이회창 후보도 인자하고 환한 미소를 지은 채 장애아 어린이와 포옹하고 있다. 그러나 정동영 후보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여성 당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이명박·이회창 후보와 비교해 정동영 후보에게 확연히 불리한 사진을 함께 게재한 것이다.

(3) 신문별 후보자 사진 시선 분석
 
대상이나 카메라를 보고 있지만 초점이 흐리거나, 위 또는 아래를 주시, 눈을 감는 경우를 부정으로 체크했다. 반면 카메라 또는 청중을 직시하는 사진의 경우 긍정으로 분류했다.
 
중앙·동아가 이명박 후보에 대해 긍정적 사진을 가장 많이 실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의 경우 이회창 후보의 부정적인 시선을 담은 사진이 4건으로 눈에 띠었다. 경향신문의 경우 이명박 후보에 4건, 정동영 후보에 1건의 부정적 사진을 게재했다. 이 밖에 후보들의 표정 사진 분석과 마찬가지로 부정적 시선 사진 역시 대동소이 했다. (<표6>참고)

후보들에 ‘긍정적인 시선’의 사진을 분석해 본 결과 중앙·동아가 이명박 후보에 대해 긍정적 사진을 가장 많이 실어 이 후보의 긍정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조선일보는 정동영·이명박·이회창 후보를 동일하게 실었으며, 중앙일보는 이명박·이회창·정동영, 동아일보는 이명박·정동영·이회창 후보 순으로 ‘긍정적인 시선’의 사진을 실었다.
 
한편, 한겨레·경향·서울신문은 이회창 후보의 긍정적인 시선을 담은 사진을 가장 많이 실었다. 한겨레·경향신문이 그 다음으로 정동영 후보의 긍정적 시선 사진을 많이 보인 반면, 서울신문은 이명박 후보에 긍정적 사진이 많았다. 서울신문은 이명박 후보에 부정적 시선 사진에 0건을 보였다.
 
a  신문별 후보자 사진 시선 분석

신문별 후보자 사진 시선 분석 ⓒ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별 후보자 사진 시선 분석 ⓒ 민주언론시민연합
 
(4) 신문별 후보자 사진 상호작용 분석

후보자 외의 사람들이 함께 있는 사진의 경우에 후보자 혼자이거나 청중(주변인)들이 주목하지 않는 모습을 담은 것은 부정으로, 환호하거나 활기찬 청중들의 모습, 후보자를 주목하고 있는 청중들의 모습, 청중들에 둘러싸인 모습인 긍정으로 분류했다.
 
조선, 정동영 후보에 대한 부정적 상호작용 사진 많아
 
분석 결과 조선일보는 정동영 후보에 부정적인 사진이 가장 많았고, 동아일보는 이회창 후보 5건, 정동영 후보 4건 순이었다. 중앙일보는 부정적 상호작용의 사진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상호작용 사진은 이명박·이회창 후보가 22건으로 가장 많았다. 후보들이 지지를 받는 사진이 많이 실리는 것은 대중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문별로는 한겨레와 조선일보를 제외하고 이회창·이명박·정동영 후보 순을 보였다. 한편, 한겨레는 이명박 후보에 긍정적인 사진을 보이지 않았다. (<표 7> 참고)
 
a  신문별 후보자 사진 상호작용 분석

신문별 후보자 사진 상호작용 분석 ⓒ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별 후보자 사진 상호작용 분석 ⓒ 민주언론시민연합
 
부정적 상호작용 사진을 이용한 편향성 대표적 사례

동아일보가 11월 14일 6면에 게재한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사진 2>)은 후보자의 상호작용 유목에 있어서 편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다.
 
a  동아일보 11월 14일 6면

동아일보 11월 14일 6면 ⓒ 민주언론시민연합

동아일보 11월 14일 6면 ⓒ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진 2>의 이명박 후보 모습은 11월 13일 이명박 후보가 이회창 후보의 '대선출마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중인 권철현 의원을 만났을 때를 찍은 것이다. 동아일보는 이명박 후보가 권철현 의원과 포옹중인 모습을 담은 사진을 <“李후보 돕자” 박근혜 조직 움직인다>는 제목의 기사와 함께 게재했다. 기사와 사진 모두 이명박 후보에게 유리한 지면 편집을 보여준 것이다.

반면, 이회창 후보의 모습은 계란 투척을 당한 직후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다급하게 피신하는 순간이다. 곤혹스러운 이회창 후보의 얼굴 표정과 (경호원들의 것으로 보이는) 어지럽게 얽혀있는 손과 팔, 그리고 벗겨진 안경 등 사진의 내용은 독자들에게 불안함을 느끼게 한다. 나아가 기사의 부제에서 “출마말라”는 범인의 주장을 드러내 이회창 후보의 대선출마에 대해 독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하고 있다.

물론 이회창 후보의 대선출마 선언과 이후 이명박 후보 측이 보인 반응 등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다. 또 이명박 후보에 대한 ‘계란투척’ 사건도 보도가치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지면에 나란히 각각의 후보에게 유불리가 확연히 드러나는 사진을 함께 게재한 동아일보 14일자 6면은 이회창 후보의 대선출마가 이명박 후보에게 불리하지는 않을까를 우려한 동아일보의 의중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5) 신문사별 후보 사진 게재위치 분석
 
신문게재 위치를 위에서 아래 순으로 상·중·하로 분류해 긍정·중립·부정으로 나눴다.
 
조선, 이명박 후보 사진 기사 총 13건 모두를 상단에 배치
 
한겨레를 제외하고는 이명박 후보가 상단에 표시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 특히 조선일보는 이명박 후보 사진 기사 총 13건 모두를 상단에 배치하며 사진 위치에 따른 편파성을 강하게 드러냈다. 이에 비해 이회창 후보의 경우는 하단에 1건, 중단에 6건, 상단에 7건으로 상단과 중단에 고루 분포했고, 정동영 후보는 하단에는 없었으나 4건이 중단, 8건이 상단에 배치됐다.

중앙일보는 이명박 후보를 하단과 중단에 단 한 건씩 배치한 반면 상단에는 14건을 게재했다. 정동영 후보는 하단에는 없었으며 중단에 2건의 기사가 있었다. 이회창 후보는 중단과 상단에 각각 3건과 9건의 사진이 게재됐다. 동아일보는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하단에 사진을 싣지 않았으나 정동영·이회창 후보는 각각 2건을 실으며 편파성을 보였다. 한겨레는 정동영·이명박·이회창 후보를 하단에 각각 1건씩 실었다. 경향신문은 이회창 후보가 3건으로 하단에 가장 많이 실렸다. 한편, 서울신문은 하단에 주요후보들의 사진을 싣지 않았다.
 
a  신문사별 후보 사진 게재위치 분석

신문사별 후보 사진 게재위치 분석 ⓒ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사별 후보 사진 게재위치 분석 ⓒ 민주언론시민연합
 
Ⅲ. 나가며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후보 사진 분석을 통해 기사뿐 아닌 사진에서도 신문들의 의도와 성향을 엿볼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이른바 ‘군소후보’에 대한 소외현상은 기사와 마찬가지로 사진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났다. 권영길, 이인제, 문국현 후보의 경우 그나마 사진이 게재됐으나 양적으로나 사진의 크기에서나 이른바 ‘유력후보’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었고, 그 중에서도 조·중·동은 이명박·정동영·이회창 후보를 제외한 후보들의 사진은 매우 작게 싣거나 소외시키는 노골적인 불균형성을 보였다. 특히 중앙일보는 권영길, 문국현 후보가 혼자 등장한 사진을 단 한 건도 싣지 않았다. 사진보도에 있어서 ‘기계적 중립’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이다.

반면, 이명박·이회창 후보에 대해 양적으로나 사진 면적에서 월등하게 많은 비중을 둠으로써 이들 두 후보의 양자 구도를 형성하는 데 사진을 활용했음을 알 수 있다. 사진의 게재 위치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조선일보는 이명박 후보 사진 기사 총 13건 모두를 상단에 배치했으며, 동아일보 역시 이명박 후보에 대해서는 하단에 사진을 싣지 않는 등 이명박 후보의 사진을 위주로 지면을 편집함으로써 ‘이명박 대세론’ 확장에 앞장섰다.

후보 사진의 동작, 얼굴표정, 시선, 상호작용 이미지 분석을 통해서도 이명박 후보 띄우기는 마찬가지로 드러났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사실들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정적 이미지의 사진이 매우 적었던 반면, 긍정적인 사진은 많이 게재한 것이다.
 
신문사진에서 어떤 사건(인물)의 어떤 순간을 찍을 것인지, 그리고 어떤 사진을 게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는 신문사의 ‘판단’이 개입한다. 이런 점에서 보수 신문들이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는 특정 후보에 유리한 사진만을 취사선택해 반복적으로 게재하는 것은 편파보도로 볼 수 있다. 기사량과 논조는 물론 보도사진에 있어서까지 특정후보에 편향된 태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들의 모습은 자괴감마저 불러일으킨다. ‘언론임을 포기’한 이들의 행태가 어디까지 나아갈 지 우리는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2007.12.11 14:35ⓒ 2007 OhmyNews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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