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안 웃으실래요~?"

등록 2007.12.15 14:46수정 2007.12.1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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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핸 유난히도 가을을 탔던 것 같다. 마치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기라도 하듯 꼬리를 감추려는 가을을 쫓아 산에 올랐던 것을 계기로 우린(세 자매) 가끔 누군가 선동을 하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OK”하고 각자 먹을 것과 카메라를 챙겨 약속장소로 나간다. 그날(10일)도 둘째의 전화로 눈덮인 겨울산행을 하게 되었다. 

 

자매라 해도 부모님 슬하, 한 지붕 밑에서의 삶만 같을 뿐 결혼을 시작으로 각자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라 가까운 이웃처럼 친구처럼 만나면 할 이야기가 너무도 많다.

 

깨소금처럼 고소한 이야기부터 시큼털털한 개살구 맛의 이야기까지 밤을 새워도 못 다할 이야기들을 배낭 속에 가득 넣어 수락산 중턱 우리들만의 명당 터로 향한다.

 

단순한 등산이 아닌 ‘배가 아프도록 실컷 웃기 위한 산행’이다. 가는 동안에도 그간 나름대로 수집한 뉴스거리들을 풀어 놓는다. 웃으러 가는 산행이긴 하지만 때론 바람결에 들려 온 어릴 적 이웃에 살던 친구의 슬픈 소식엔 모두 눈시울을 붉힌다. 

 

배낭 속에 가득 담긴 이야기엔 남들 앞에선 팔불출 소릴 들을 만한 자식자랑과 남편자랑 그리고 무겁게 가슴을 누르고 있던 이야기까지도 대나무 밭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라고 했던 것처럼 흉금을 털어 놓을 수가 있어 좋다.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고심하던 일도 유머러스하게 끄집어 내어 한바탕 웃고 나면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여유가 생긴다는 걸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각자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눠 먹으며 카메라맨의 요구에 따라 즉석에서 펼쳐지는 명연기에 서로를 바라보며 배꼽을 잡는다. 집에 돌아와 사진 정리를 하면서도 그때의 상황이 떠올라 웃음을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릴 정도다. 

 

 검정색이 필자, 빨강색이 아우1
검정색이 필자, 빨강색이 아우1김정애
검정색이 필자, 빨강색이 아우1 ⓒ 김정애

 

 아우2
아우2김정애
아우2 ⓒ 김정애

복잡한 사회속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건강을 해치고 만병의 근원이 된다는 스트레스를 알면서도 피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기에 중요한 건 그것을 어떻게 푸는냐가 문제인 것이다.  

 

운동, 낚시, 등산, 여행, 술, 등 해소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신이 인간에게만 내린 축복이다’라고 하는 ‘웃음’이야말로 건강한 가정, 행복한 사회, 살기좋은 나라를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격언에 ‘일소일소 일로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 웃을 때마다 젊어지고 화낼 때마다 늙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근래엔 웃음이 대체의학으로까지 발전하여 웃음치료사라는 직업이 등장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재밌는 건 의도적으로 웃어도 인체는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리버트 박사는 웃는 사람의 혈액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암 유발 종양세포를 공격하는 ‘킬러 세포(Killer Cell)가 평소보다 월등히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웃음은 인체의 면역력을 높여줌은 물론 혈액순환을 원활케 하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등 암과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통증 즉 두통이나 어깨 결림, 근육통 나아가 우리 몸의 마그네슘과 같은 미네랄의 손실을 막아줌으로써 만성피로의 증상까지도 억제한다고 한다.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우들의 뒷모습이 빨강, 노랑의 파프리카를 연상케 한다.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우들의 뒷모습이 빨강, 노랑의 파프리카를 연상케 한다.김정애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우들의 뒷모습이 빨강, 노랑의 파프리카를 연상케 한다. ⓒ 김정애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배가 아프도록 웃고 즐기는 동안 근심걱정은 사라지고 새로운 에너지로 충전이 된 듯 하산길은 활력이 넘친다. 오늘따라 나이들어가면서  서로 의지하고  벗할 수 있는 넉넉한 형제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여러분~ "만병통치약과도 같은 웃음 이래도 안 웃으시겠어요~?"

2007.12.15 14:46ⓒ 2007 OhmyNews
#웃음 #겨울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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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글쓰기를 좋아하는 52세 주부입니다. 아직은 다듬어진 글이 아니라 여러분께 내놓기가 쑥스럽지만 좀 더 갈고 닦아 독자들의 가슴에 스며들 수 있는 혼이 담긴 글을 쓰고 싶습니다. 특히 사는이야기나 인물 여행정보에 대한 글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곳에서 많을 것을 배울 수 있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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