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퇴진 단체장들, 선거비용 물고 나가라

[주장] 중도사퇴자가 재보궐선거비용 물어내야 한다

등록 2007.12.15 16:52수정 2007.12.1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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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선거비용 13억원 물어내라."

재보궐선거비용환수운동본부가 지난 1개월 동안 외친 구호이다. 강서구청장 재선거를 하게된 데는 원인을 제공한 자가 따로 있는데 왜 우리 구민의 혈세로 재선거를 치르냐는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를 떠들고 다녔다.

선거공영제를 운영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출마자가 일정한 비율의 득표를 하면 선거비용을 돌려주고 있다. 그리고 각 정당에 해마다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은 수백억 원에 이르고 있다. 정당과 선거에 국민의 세금이 나가고 있다. 이렇게 지원하는데 여기에 강서구청장 재선거비용 13억을 강서구민이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

중도사퇴자가 보궐선거비용 물어내야 

이 와중에도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에 출마하려고 5명의 지방자치단체장이 사퇴하였다. 신동우 서울 강동구청장, 이학재 인천 서구청장, 박윤국 경기 포천시장, 하영제 경남 남해군수, 강석진 경남 거창군수 등 5명의 현직 지자체장이 사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의 단체장은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들이다.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않고 스스로 물러난다는 것은 뽑아준 유권자에 대한 배반 행위이다. 또 지방행정 공백을 가져오고, 후임을 뽑는 보궐선거 비용을 그 지역 주민의 혈세로 쓴다는 점에서 국민과 국가에 끼치는 폐해가 크다고 본다. 지역의 목민관으로 자처하여 나서 당선된 자들이 자신의 사퇴로 지역주민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창녕군의 경우 지난해 5·31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1년 6개월 만에 벌써 세번째 군수를 뽑는다. 2명의 전직 군수 모두 골재 채취업자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군수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이다.


서울의 어느 지역에서는 시장으로 출마하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직했다가 동일 인물이 그 지역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다시 당선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우리는 지난 12월 13일 국회앞에서 중도사퇴자에게는 국회의원 공천을 하지 말도록 정당과 대선후보에게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였다. 


선거가 민주주의 축제가 아니라 고통이다. 재보궐선거비용환수운동본부는 이런 현상을 막고자 11월 28일 강서구청앞에서 구청장 후보자를 모시고 다시 선거를 치를 경우 원인제공자가 선거비용을 부담한다는 서약식을 개최하였다.

정치에서는 원인제공자가 책임지는 기본 원칙도 무시되고 있다. 선거공영제와 연간 수백억에 달하는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일부 몰지각한 정치꾼의 이익이 되고 있다.

관련 법 개정안 발의됐지만, 국회는 임무 방기

임기 중 부득이한 사유없이 사퇴할 경우 보궐선거 비용을 부담케 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당리당략으로 인해 3년째 국회에 방치돼 있는 상태다.

여기서 우리는 국민의 자성도 필요하다고 본다. 정치권이 정치개혁을 나몰라라 하고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는 국민이 유권자로서 준엄한 심판을 게을리 한 탓도 있다.

재보궐선거 재발방지를 정치권에만 맡길 수 없다. 우리는 지난 3월 양천구청장 보궐선거 때 재보궐선거비용환수운동본부를 구성하였고, 강서구청장 재선거를 앞두고 다시 일어났다. 재보궐선거를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 선거비용환수운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14일 남부지청에 소송을 제기하였다. 강서구청장 재선거를 하게 됨으로써 재선거의 원인제공자는 강서구민에게 손해를 끼쳤고 이에 대해 배상을 하여야 한다는 소송이다.

현재의 법률구조에서 소송에 이기길 바라는 것은 쉽지 않다. 국민의 일반적인 정서와 법감정은 동떨어져 있다. 그러나 소송은 우리가 시민으로서 자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정치권에 보내는 경고의 의미이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순리라는 것이 무엇이고 국민은 재보궐선거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의미가 있다.

원인제공자가 책임지는 정치를 위해 국민적 운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박일남 기자는 재보궐선거비용환수운동본부장입니다.
#재보궐선거 #자치단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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