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12일 오후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삼성과 검찰의 회개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로비 대상 전현직 검사(이종백, 임채진, 이귀남)명당 일부와 이재용 전무의 불법적인 재산형성 경위를 담은 삼성내부 문건을 공개했다.
권우성
특수본부가 주도한 '삼성 비자금 및 경영권 승계 불법 의혹' 수사의 전반전은 적어도 비자금 조성 및 관리 부분에 있어서는 주요 관계자 출국 금지 조치, 차명의심계좌 확보 등 기초 수사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변호사도 11번이 넘게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고 지난 13일에는 "젊은 검사들이 지금 굉장히 열심히 하고 있다"며 수사팀에 대한 신뢰를 표시했다.
그러나 특수본부는 경영권 승계 불법 의혹과 정 · 관계 로비 의혹은 특검으로 수사권을 넘겼다.
지난 10일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과 관련해 김석 삼성증권 IB사업본부장을 소환하는 등 경영권 승계 불법 의혹에 대해 기초적인 확인을 거쳤지만 김 차장검사는 이미 여러 번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발행 사건'은 대법원에 재판이 계류 중인데다 최종 수사종결 권한이 없는 특본이 수사를 맡기가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정 · 관계 로비 의혹 역시 같은 이유로 현 단계에 제기된 의혹 수준 이상 수사를 확대하지 않은 상태다.
또 삼성그룹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노력 정황이 언론 보도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도 특수본부는 추가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다.
전반전이 '수비'에는 강했지만 '공격'에는 약했던 까닭은 '수사 환경' 탓이 크다.
특수본부 수사 자체가 특검 출범을 전제로 하고 있었고, 1천여 개의 차명의심계좌 추적을 위해 각 계좌마다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데다 5년이 넘은 계좌의 경우 계좌개설신청서를 확보하기 어려워 장기간 시일이 소요되고 있다.
김 차장검사는 지난 14일 "차명의심계좌 명의인 1명 당 3개의 계좌만 있다고 하면 390개 계좌만 추적하면 되지만 연결계좌까지 포함해 계좌가 1천 개, 몇 천 개가 될 지 모른다"며 수사의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특검이 치르는 후반전은 어떻게 될까? 벌써부터 우려가 솔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