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아름다운가게 송년회 이야기

등록 2007.12.17 15:44수정 2007.12.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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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아름다운가게 송년회
여수 아름다운가게 송년회오문수

14일(금) 밤, 여수 전남대학교 청람홀에는 100여명의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들이 모였다. 일년 동안 있었던 크고 작은 행사에 대해 보고를 하고 내년에는 나눔과 순환 운동을 더욱 열심히 하자고 다짐한 '아름다운가게'의 송년 모임이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 그리고 세계의 모든 나라와 민족이 서로에게 연결되어 있다. 모두의 삶이 연결되어 있기에, 생명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이다. 아름다운가게가 꿈꾸는 세상은 이런 세상이다.

축사는 아름다운가게 광주전남 공동위원장이며 2012여수세계박람회 여수시준비위 상임집행위원장인 이상율씨가 맡았다. 그는 일 년 동안 애쓴 자원봉사자의 노고를 치하하고 여수엑스포유치 성공에 대한 성공담과 시민들의 열렬한 성원에 감사를 표했다.

 영국 옥스팜 서점 방문 사진
영국 옥스팜 서점 방문 사진오문수

이어 2주일 동안 영국 옥스팜을 방문해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이선행 간사의 간단한 보고가 있었다. 영국 옥스팜은 1942년 2차대전 당시 기아에 빠진 그리스인들을 돕기 위해 처음 시작했다. 현재 영국 전역에 750개의 가게가 있고 50만명이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주요사업으로는 화장실·식수공급 등의 긴급구호와 건강·교육사업·NGO 단체와 함께 장기적 개발활동 및 기후변화·건강·교육·무역·분쟁 관련 캠페인 사업의 3부문으로 나눈다.

옥스팜 인터내셔널은 영국·미국·호주·프랑스·독일 등 13개국의 옥스팜이 있다. 올해부터 2012까지는 경제정의·필수서비스 제공·양성평등·긴급 상황·인권문제 등 각 국가의 규제와 법을 바꾸는 것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동진씨의 색소폰 연주
이동진씨의 색소폰 연주오문수

행사를 위해 특별 손님들이 초대됐다. 여수청음뮤직아카데미 대표인 이동진씨는 어릴 적에 모차르트 음악을 듣고 감명을 받아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고 현재 14년째 학원을 경영하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가 고향인 이안(Ian Reid)은 노래가 취미다. 그는 여수 인근의 낙도를 순회하며 초중학생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한국에 온 지 6년째인 그는 서울 대구를 거쳐 여수에 정착했다. 매일 배를 타고 출퇴근하며 학생들과 음악을 통해 즐겁게 수업을 하는 그는 내년에 고국에 돌아가 본격적인 음악가로 활동할 예정이다.

소개가 끝나고 이동진씨의 은은한 천년재회, 마이웨이 등의 색소폰 연주에 청중은 매혹되어 앙콜을 불렀고 이안의 렛잇비 등의 낯익은 음악에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캐나다 출신의 이안. 여수인근의 낙도를 돌며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캐나다 출신의 이안. 여수인근의 낙도를 돌며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오문수

전국 아름다운가게에 기증된 물품은 712만점(2006년 10월~2007년 9월)으로 5톤 트럭 1424대에 해당한다. 올 1월부터 9월까지의 전국매장에서 판매한 양은 약 75억원에 달하며 모인 돈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한 기금으로 사용된다.

여수에서도 11월까지 2300만원의 수입이 있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지역의 존경받는 인사들로 구성된 8명의 수익나눔위원들이 수혜 대상자를 엄정히 실사하여 지원한다.

거문도에 사는 K씨는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살고 있다. 7년 전 아내가 가출하여 소식을 알수 없고 건강도 좋지 않아 마을주민들의 도움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특히 상하수도 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집에서 물조차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아름다운가게에서 수익나눔으로 150만원을 지급했다.(100만원은 상하수도 시설비, 50만원은 생계비)

 이연화 활동천사의 딸인 초등학교 5학년 이가을 양이 발레를 하고 있다.
이연화 활동천사의 딸인 초등학교 5학년 이가을 양이 발레를 하고 있다.오문수

S모씨는 새터민으로 어린자녀를 중국에 두고 와서 심리적 상실감으로 정착에 어려움을 느낀다.  아름다운가게에서는 생계와 더불어 자립할 수 있도록 100만원을 지원했다.

J모씨는 만성신부전증, 고혈압과 당뇨합병증으로 입원이 필요한 상황이며 무엇보다도 가족과 단절돼 돌보아 주는 이가 없다. 아름다운가게 수익나눔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연화씨는 이분을 지속적으로 찾아가보며 도우미 역할을 해주기로 하였고 100만원을 지원했다.

여수사랑청년회 회원들은 해마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저소득층 아이들이나 결손가정 아이들 집을 방문한다. 아이들과 즐겁게 파티도 해주고 선물도 나눠주며 더불어 사는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행사인 ‘몰래산타대작전’을 한다. 수익나눔위원들은 회원들에게 200만원의 기금을 전달했다

 자원봉사자들을 활동천사라 칭한다.
자원봉사자들을 활동천사라 칭한다.오문수

아름다운가게에 누구보다도 소중한 사람들은 자원봉사자들이다. 요일을 정해 가게에 와서 봉사하는 이들을 활동천사라 부른다. 유현순씨는 “오늘 송년회에 와서 아름다운 운영위원들과 함께하면서 더욱 온기가 넘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활동천사로 봉사하는 안정례씨는 “아름다운가게에 자원봉사자로 근무하면서부터 아파트에 버려지는 물건들을 보면, 저것도 가게에 갖다 놓으면 쓸 수 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선행 간사(왼쪽)와 차량을 운전하고 물건을 수거하는 유호순씨.
이선행 간사(왼쪽)와 차량을 운전하고 물건을 수거하는 유호순씨.오문수

이선행 간사가 전하는 말에 의하면 정기적으로 가게에 들러 값싸게 나온 책들을 사다가 주위의 어려운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여교사가 있다. 또한 어떤 총각은 십여 만원어치의 옷들을 사다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준다. 주위를 보면 이같은 숨어있는 천사 같은 마음씨를 가진 분이 의외로 많다.

뉴스만 보면 생각하기도 싫은 정치판과 사건 사고 뉴스로 이 사회가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했다가도 이런 아름다운 분들을 보면 세밑 한파가 춥지만은 않다.

덧붙이는 글 | 오문수 기자는 여수아름다운가게 운영위원 총무입니다.

이 기사는 sbs와 남해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오문수 기자는 여수아름다운가게 운영위원 총무입니다.

이 기사는 sbs와 남해안신문에도 송고합니다.
#아름다운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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