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전국노동자대회 모습(자료사진)
서종규
노동착취 근절 위해 비정규직은 꼭 철폐되어야
저는 지금 토요일도 일요일도 없이 무조건 특근을 합니다. 물론 많이 피곤하지만요. 이번 연말이면 짤릴지도 모르니까 퇴직금이라도 많이 타내려구요. 시간을 많이 할수록 퇴직금도 많아지거든요.
하지만 짤리지 않을 확률도 있답니다. 제가 하는 일이 힘든 일이거든요. 원청도 힘들어 못하겠다고 하청에 맡겼거든요. 두시간 동안 라인을 타는지라 화장실 갔다 올 시간조차 없으니까요. 쉬는 시간 부랴부랴 갔다 와야 합니다.
짤리지 않으면 천만다행입니다. 그러나 계속 출근을 할 수 있다 해도 여러 가지 손해가 나겠죠? 우선 연차 수당이 사라집니다. 7년간 모아온 연차가 없어지는 것이지요. 새로운 하청에서 신입으로 규정하면 시급이 최저 생계비로 떨어질지도 모르겠군요. 업자가 새로 왔으니 그럴 확률이 높답니다.
이래저래 손해가 막심해요. 그렇다고 어디다 하소연도 못하겠구요. 처자식과 먹고 살아야 하는데 나가랄까봐 겁나서요.
주간조 특근은 아침 8시까지 출근합니다. 집에서 대략 40~50분 정도 걸리니 7시 전에는 집에서 나서야 합니다. 투표 시간이 6시부터니까 출근하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그럴 시간이 없습니다. 씻고 아침도 먹어야 하잖아요.
퇴근해서라도 하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답니다. 요즘은 바빠서 추가 작업을 많이 하거든요. 중식·석식 30분 연장 작업에다가 야간조 출근 전까지 일하거든요. 야간조가 밤 9시에 출근하니 우리도 9시까지 일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투표 할 수 없네요. 미안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보니, 불법파견 노동자로 살아보니, 대기업의 노동착취 근절을 위해서라도 비정규직 철폐는 꼭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민주노총이 지지하는 권영길 후보에게 한 표 던지려 했습니다. 그러나 투표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 참 안타깝기만 합니다. 어쩌겠나요? 현실이 그런 걸…. 돈 많고 시간 많은 사람들이나 투표하겠죠? 그래서 또, 가진 자들 앞잡이 노릇하는 후보가 당선되겠죠?
추석이다, 설이다 하여 명절마다 쉬면서 왜 이런 큰 행사인 대통령 선거에는 기업이 쉬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