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바야마인왕존
함박은영
첫날인 17일은 공항 근처인 나리타시를 둘러보았습니다. 처음 찾은 '시바야마인왕존(芝山仁王尊)'은 781년에 세워진 오래된 사찰입니다. 이곳에서는 시바야마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고분에서 출토된 하니와(무던 주위에 세워두었던 찰흙으로 만든 동상)나 불교미술자료, 역사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불교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번쯤 들러도 괜찮을 곳이더군요.
다음에는 사와라(佐原)라는 거리로 이동했습니다. 에도 시대에서 쇼와 시대 초기까지의 상가들이 잘 보존되어 있었는데요. '전국 우수 관광지 만들기'상의 금상인 '국토교통상'에 선정된 유명지라고 합니다. 실제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는 곳이랍니다.
돌아오는 길에 일본 전통술을 만드는 도가에 들렀습니다. 일본 내에서 유명한 '카노우 (叶)'라는 술이 생산되는 곳이었어요. 저에게 햅쌀로 만든 전통주를 권하길래 홀짝 마셔보니 한국의 '아침햇*' 생각이 나더군요. 모두들 '맛있다'를 연발하며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레키하쿠에서 일본 역사 공부를
여행 이틀째. 우리가 찾은 사쿠라(佐倉)시는 벚꽃(桜)과 발음은 같지만 다른 한자를 씁니다. 먼저 사쿠라시가 자랑하는 '국립역사민속박물관'을 찾았습니다. 이곳 사람들에게는 '레키하쿠(歷博)'라는 애칭으로 더 알려져 있다고 해요.
역사박물관은 1981년에 세워진 일본 최초의 연구기관입니다. 이곳에서는 실물 역사 자료나 정밀한 복제품, 모형 등을 통해 일본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총 5개의 전시실에서는 25개의 세부 주제를 통해 일본의 서민 생활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난 1999년부터는 '대학공동이용기관'으로 선정되어, 전국의 대학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해요. 한국의 부산대학교 등의 교육기관과도 연계되어 있다고 합니다.
'레키하쿠'는 일본 초등학생들의 견학 필수 코스의 하나라고 합니다. 과연 볼거리도 배울거리도 많은 곳이더군요. 그런데 저는 전시보다 더 보기 좋은 광경을 만났습니다. 옛날 일본 영화 포스터, 배우 브로마이드 등을 전시해 놓은 코너를 지나는데, "내가 어렸을 때 이 영화가 인기가 많았지…"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돌아보니 백발의 할머니가 휠체어에 앉아계시더군요. 할머니 뒤에는 자원봉사 가운을 입은 학생이 휠체어를 밀며 다정하게 말을 건네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좋은지. 괜히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고 싶어지는 거 있죠.
돌고래와 뽀뽀하려면 돈을 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