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열매, 행복 한 아름 보듬어 본다

만족하면서 즐기면 되는 일

등록 2008.01.10 18:34수정 2008.01.1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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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열정적이다.”


겨울에 주렁주렁 열린 열매라니, 신기하다. 그것도 빨간색이어서 세상을 우뚝하게 만든다. 주변은 온통 겨울색이다. 무겁게 내려앉은 겨울의 무책색은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런데 빨간 열매가 있으니, 기분이 상승된다. 힘을 느끼게 된다. 흥겨움이 저절로 생기게 되고 어깨가 들썩여진다. 춤이라도 추고 싶어진다.

 

열매 빨간
열매빨간정기상
▲ 열매 빨간 ⓒ 정기상

우리 민족은 흥의 민족이다. 흥을 일컬어 신명이라고 한다. 한번 신바람이 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자신의 힘을 스스로 통제하기가 어렵다. 멈춰지지 않는 힘은 앞으로 갈수밖에 없다. 내일을 위해서 달릴 수밖에 없다. 그 앞을 가로막을 자는 아무도 없다. 그래서 신명은 무서운 것이다. 시작이 어렵지, 불을 붙으면 자체적인 힘으로 돌진하게 된다.

 

오천 년의 역사는 그런 힘으로 이어올 수 있었다. 지리적인 위치로 인해 우리는 수없이 많은 역경과 고난을 겪었다.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신명 때문이었다. 신명의 힘은 내면에서 샘솟고 있고 그것은 온 몸으로 전해지는 것이다.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지 않을 수 없고 풍물의 장단이 흥겹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유일한 색깔 빨강으로만 빛나고 있는 열매를 보면서 알아차리는 것이 있다. 빨간 열매가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세상은 원래 그렇게 구족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의식하지는 못하지만, 행복이란 원래 구축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존재하고 있는 행복을 누리면 되는 것인데, 아니라고 하면서 다른 곳에서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한다. 누구나 행복을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여 노력한다.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기꺼이 감수한다. 그것을 극복하고 나면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그 모든 아픔을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면 행복은 저만큼 가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인정 만족
인정만족정기상
▲ 인정 만족 ⓒ 정기상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행복을 손안에 넣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하였는데, 저 멀리 물러나 있다.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좌절하고 한탄하고 눈물을 흘린다. 그렇다고 그 자리에서 포기하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은가? 그것이 인생이다. 다시 일어나 행복을 잡기 위해서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면 영원히 행복을 내 것으로 만들 수는 없다. 빨간 열매가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바로 옆에 있는 행복을 놓아두고 다른 곳에서 찾게 되면 행복은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아예 행복이 없으니, 찾는다고 하여 찾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눈에 보이는 빨간 열매가 바로 행복이 아닐까? 행복은 언제나 열매처럼 내 곁에 있었다. 단지 그것을 보지 못하였을 뿐이다. 아니 그것이 행복이라고 믿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행복을 찾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어리석은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있는 행복을 누리면 될 일을 그렇게 하지 못한 어리석음을 어찌하란 말인가?

 

행복을 발견하는 되는 일이었다. 내가 가진 것 모두가 행복의 근간임을 알아차리면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나 스스로 그것을 인정하지 못한 것이다. 엄격하게 나 자신을 통제해버린 것이다. 행복을 행복이라 알지 못하고 행복을 발로 차버렸으니, 난감한 일이다. 그러면서 행복하지 않다고 불평만 드러내 놓았었다.

 

행복 수용
행복수용정기상
▲ 행복 수용 ⓒ 정기상

현재의 내 모습이 바로 나를 행복해주게 해주는 최선의 것이다. 이를 인정하고 열정적으로 수용하면 되는 일이다. 더 바라지 않고 본래의 내 모습에 만족하면서 즐기면 되는 일이다. 그렇게 하면 자연 행복해지고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미래를 준비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것이 바로 행복의 원동력이다.

 

빨간 열매를 보니, 행복해진다. 행복이란 바로 빨간 열매처럼 빛나고 있다. 단지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마음을 열면 행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현재를 즐기면 되는 것이다. 겨울에 빛나고 있는 빨간 열매를 바라보면서 행복을 한 아름 보듬어 본다.

덧붙이는 글 사진은 전북 익산에서
#열매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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