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책으로 전하는 장애인 문화기부 릴레이'

진주문화사랑모임 벌여 ... 장애인 재활소설 <무슨 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 클릭

등록 2008.01.15 08:36수정 2008.01.1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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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영달 진주문화사랑모임 회장이 김동민의 장편소설 <무슨 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를 한 장애인한테 전달한 뒤 격려하고 있다.
리영달 진주문화사랑모임 회장이 김동민의 장편소설 <무슨 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를 한 장애인한테 전달한 뒤 격려하고 있다.진주문화사랑모임

‘책으로 전하는 장애인 문화기부’ 릴레이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진주문화사랑모임(회장 리영달)은 ‘책 한 권의 행복찾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 최초로 장애인 문화기부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진주문화사랑모임은 ‘책으로 전하는 장애인 문화기부’ 릴레이운동을 벌이기 위해 방법을 담은 책갈피를 만들기도 했다.
진주문화사랑모임은 ‘책으로 전하는 장애인 문화기부’ 릴레이운동을 벌이기 위해 방법을 담은 책갈피를 만들기도 했다.진주문화사랑모임
장애인들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비장애인들이 책값을 기부하는 것이다. 이 단체가 장애인들을 위해 선정한 책은 김동민의 장편소설 <무슨 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푸른사상 간).


장애인들의 내외면적 고통과 갈등을 그린 소설이다. 장애인의 재활을 담아 놓았다. 어린 시절 뇌염으로 인해 신체 장애인이 된 ‘성일용’이라는 사람의 삶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부모의 무지로 인해 장애인이 되었지만, 그 역시 부모에게 더할 수 없이 귀한 자식으로 태어나 이 세상의 빛을 본다. 주인공은 뛰어난 시적 자질을 갖춘 똑똑한 사람이었지만 한 쪽 팔과 다리를 못 쓰고 말을 못하는 신체적 제약 때문에 항상 자기혐오에 시달린다.

작가는 성일용을 통해 극적이고 감동적인 순간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장애인의 삶이라는 것이 극적이고 감동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달해 놓았다. 극적인 감동이 없이도 살아가는 장애인이기에 더 가슴에 와 닿는다.

작가 김동민씨는 <월간문학> 전경련 소설현상 공모 당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제1회 김동리논문상을 수상하고 그동안 <아마존강의 작품집> <한국문학사의 탐색> <창조적 문화비평> 등의 책을 냈다.

리영달 진주문화사랑모임 회장은 최근 이 소설을 읽고 감동을 받았다. 리 회장은 누구보다 장애인들이 많이 읽고 힘을 얻기를 바란다는 생각에 회원들과 함께 ‘책 기부 릴레이’를 생각해 냈다.


릴레이에 동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인터넷으로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등에 들어가 <무슨 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라는 책을 클릭하면 된다. 그리고 그 수익금은 계속해서 장애인문화기부 릴레이 기금으로 쓰이게 된다.

아직은 시작인지라 미처 손이 닿지 못한 장애인단체나 개인은 ‘진주문화사랑모임’ 홈페이지(http://jinjuculture.org) 자유게시판에 등록해주면 누구든지 지원할 수 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진주시지회(http://www.kappd-jinju.or.kr)와 섬진강사랑의집(http://weltown.com)  등 장애인단체에서도 함께 출발하고 있다.


리영달 회장은 “현실을 놓고 볼 때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가장 쉽고 빠르게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매체가 책이라고 결론짓고 비장애인들이 장애인들 자신이 터득한 삶의 애환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 한 권을 선물하면 문화적인 선물로서 최선의 가치가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영달 회장은 장애인문화기부 릴레이의 1번 주자였다. 이후 소개받은 몇몇 사람들이 그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이 단체는 앞으로 대통령과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교육감, 교육장, 시장, 군수, 기업체 임원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뿐만 아니라 평소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도 동참할 것을 제안할 예정이다.

소수의 독지가가 기금을 한꺼번에 내는 것이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책 한권을 기부하는 것이 이 운동의 본래 취지다. 지금까지 음지에서 힘겹게 살고 있는 모든 장애우들이 재활 의지를 갖고 자아성취감을 누릴 수 있는 삶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운동은 시작되었다.

리영달 회장은 “외국의 경우 장애인문화는 자유롭고 차별화되지 않은 활기찬 양상을 띠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아직도 장애인이 실질적인 문화혜택을 덜 받는 것 같다”면서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장애인도 문화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문화사랑모임은 진주지역 문화인들이 모여 만든 단체로 그동안 시민성금을 모아 망진산 봉수대를 복원했고, 3․1운동 당시 진중서 ‘걸인․기생 독립운동’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1990년대 말부터 해마다 재현행사를 열어오는 등 다양한 문화운동을 벌이고 있다.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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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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