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시워할 권리를 달라

등록 2008.01.15 12:11수정 2008.01.15 12:11
0
원고료로 응원

경찰이 "경찰 저지선(폴리스라인)을 넘는 시위대를 전원 연행하는 등 불법·폭력시위에 대한 대응 방식을 현장 검거 위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문득 떠오른 생각은 대한민국이 '경찰국가'라는 것이다.

 

우리 헌법 제 21조 1항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는 이 숭고한 법은 대한민국 모든 사람은 자신의 권리를 위하여 시위와 집회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경찰청 경비국장 조현오 치안감 발언을 보면 경찰청이 법령개정을 하여 헌법보다 상위법으로 자리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불법·폭력시위'이라는 말은 지난 수십년 동안 숱하게 들었던 말이다. 독재정권시절에는 모든 집회가 다 불법이고 용공이었다.

 

물론 시위가 폭력이 난무하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본다. 하지만 시위대가 폭력성을 드러내는 이유를 먼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경찰은 선진국이 경찰저지선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도입하려고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선진국처럼 집회와 시위를 얼마만큼 자유롭게 할 수 있는가?

 

전기충격기나 최루액을 사용하여 강력하게 대처하면 집회자와 시위대는 더 강력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다. 평화적인 시위가 강력한 대처로 말미암아 언제든지 폭력화 될 수 있다.

 

경찰이 저지선을 강력하게 시행하고, 전기충격기, 최루액을 사용하려는 시도는 어쩌면 경찰 스스로 폭력시위를 조장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집회검거조'라는 말은 독재정권 시절 '백골단'을 떠올린다. 검거조가 구성된다는 것은 경찰 머리에는 집회 자체가 불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 검거란 범죄혐의자, 피의자, 수배자에게 사용되는 말이다.

 

검거조를 둔 다는 것은 집회를 평화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생각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짧게는 2006년 7월 16일포스코 건설노동자 고 하중근씨와 그 해11월에는 여의도 농민 집회에서 숨진 전용철씨, 홍덕표씨를 알고 있다. 길게는 1987년 항쟁에서 이한열 열사가 희생당한 것을 알고 있다.

 

그들이 희생당한 이유는 불법시위가 아니라 경찰이 최류탄과 곤봉, 방패였음을 잘알고 있다. 경찰이 강력하게 대처하자. 시위대도 돌과 쇠파이프를 손에 들었다. 이는 비극이다. 시위대도 평화적인 집회를 해야 한다.

 

하지만 시위대는 항상 약자다. 약자는 자신을 알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법이 집회이며, 시위다. 그런데 시위와 집회를 강력하게 제지하고 단속하여 집회를 막으면 그들은 폭력성을 뛸 수밖에 없다. 폭력의 첫출발이 누구에게 있는지 알 수 있다.

 

경찰은 저지선을 넘어오는가? 아닌가? 검거조를 구성하여 무조건 연행하고, 전기충격기, 최루액을 통하여 집회를 불법으로 조장하는 일을 범해서는 안 된다. 경찰 스스로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거기에 시위대 역시 경찰과 협조하여 우리나라 시위 문화가 한층 성숙하도록 해야 한다.

 

제발 자유롭게 시위할 수 있는 권리를 먼저 주고 그 다음이 불법을 엄단하라.

2008.01.15 12:11ⓒ 2008 OhmyNews
#집회 #폴리스라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AD

AD

AD

인기기사

  1. 1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81분 윤·한 면담 '빈손'...여당 브리핑 때 결국 야유성 탄식
  2. 2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3. 3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민박집에서 이런 이불을 덮게 될 줄이야
  4. 4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5. 5 윤석열·오세훈·홍준표·이언주... '명태균 명단' 27명 나왔다 윤석열·오세훈·홍준표·이언주... '명태균 명단' 27명 나왔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