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6시경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체적으로 볼 때,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하는 것에 동의한다"면서 "정부부처 기능을 재편하고, 슬림화하고, 다운 사이징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기 때문에 방향은 잘 잡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획예산처를 폐지해 재경부에 세입과 세출을 일원화하는 것에는 100% 동의하고, 국정홍보처를 폐지하는 것은 새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므로 거기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각종 위원회를 정리하고 폐지하는 것도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국(大局)·대과(大課)로 여러가지 기능을 정리·통합해가고 상위직급을 정리하는 것도 옳은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효석 원내대표는 "통합신당은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한반도 평화기조 정착, 지식경제 강국 건설, 사회통합을 위한 균등한 기회 확대라는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몇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첫번째가 통일부 폐지였다. 김 원내대표는 "통일부 폐지는 당혹스럽고 충격적"이라면서 " 정부 부처는 기능과 효율도 중요하지만 상징성도 대단히 중요하다. 막판에 협상용 카드로 쓰기 위해 폐지된 것이라는 말도 들리는데 사실이라면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부는 국회논의과정에서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식경제 관점에서 볼 때, (정통부, 과기부 등) 미래 부처들이 폐지되면, 그런 기능들이 수행될 것인지 철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인적자원부가 인재과학부로 개편된 것에 대해서는 "교육이 기회의 원천인데 개편과정에서 교육이라는 용어가 사라져버렸다.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통일부 존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그는 "인수위가 통일부 폐지를 끝까지 고집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면 국회를 통과시켜줄 수 없다"고 못박았다.
다시 "인수위가 통일부 폐지 입장만 번복하면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통일부는 마지노선이고, 다른 부서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여야 토론을 통해 지혜를 모아가야 한다", "일방적으로 반대하지 않겠다", "개편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반대가 아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 이후 협상여지를 최대한 넓혀놨다. 그는 "내일(17일) 오후에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이 정부조직개편안 문제로 방문하겠다고 했다"고 밝혀, 김 부위원장과 즉각적인 협상에 들어갈 뜻임을 내비쳤다.
통일부 폐지 문제와 관련해 인수위 안팎에서는 "초기부터 결정돼 있던 사안으로, 이명박 당선인의 뜻이 확고하다"는 말과, "개편안 통과를 위한 협상카드"라는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의 확고한 뜻일 경우, 통합신당은 물론이고 민주노동당, 민주당 등도 모두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청와대 "정부 경쟁력에 심각한 우려"
청와대는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통합신당과는 다른 분위기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6일 오후 논평에서 "속전 속결식으로 진행되고 절차가 부실해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논의가 있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우리 정부의 조직운영, 과거의 우리 경험, 외국의 사례 등에 대한 진지한 분석도 없어 보이고 충분히 검증된 논리도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경쟁력에 심각한 타격이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효석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통일부는 반드시 살려내야 하고, 정통부 과기부 교육부 폐지는 반대 입장인데 어디까지 논의가 가능한 것인가.
"현재 입장에서 개별부처를 얘기하기는 쉽지 않다. 통일부는 명쾌하다. 나머지 부처에 대해서는 지혜를 모아 여러가지 기능이라든지, 특히 미래부처의 기능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차분히 검토해야 한다."
- 최재성 원내대변인은 개편안 전달과정 등에 대해 인수위에 사과를 요구했는데.
"그런 문제 때문인 내일 김형오 인수위 부위원장과 면담하기로 돼 있다. 조금 전에 연락이 왔다. 내일 오후 2시 한나라당 의총 전후에 오겠다고 한다.
인수위도 그렇고, 한나라당도 그렇고 지금은 국회에서 지혜를 모으는 것이 좋겠다. 일방적으로 반대하거나 하지 않겠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지향성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정부조직 개편도 옳은 것인가를 점검해 가겠다."
- 통일부는 외교부에 통합돼도 그 기능은 유지된다면.
"기능만 갖고 말할 수는 없고 통일부는 존치돼야 한다. 상징적인 의미도 있는 것이다."
- 논의과정을 거쳐야겠지만, 전체안으로서 2월 임시국에서 통과 안 시킬 수도 있나.
"그렇게 말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 통일부는 마지노선이고, 다른 부서는 기능적인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너무 미시적으로 얘기할 시점은 아닌 것 같다."
- 이후 논의 절차는.
"우리 당에서는 17, 18일 내부적으로 공청회한다.
기획예산처 폐지해 재경부에 세입과 세출 일원화하는 것은 잘했다. 100% 동의한다. 국정홍보처 기능 폐지는 새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다. 거기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각종 위원회 정리하고 폐지하는 것도 동의한다.
대국 대과로 여러가지 기능 정리하고 통합해가고 상위직급 정리하는 것도 옳은 방향이다.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가 그런 것들이다. 오늘 우리가 전체적으로 반대하는 것 같은 뉘앙스로 들릴까봐 간담회 자리 만들었다.
방향에 대한 근본 반대 아니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세계적인 흐름에 맞다."
- 인수위가 통일부 폐지를 끝까지 고집하면.
"그건 통과 안 시켜준다."
- 통일부 폐지 번복하면 다 통과시키는 건가.
"그렇게 말하기는 어렵다. 세계 어느 나라에 정부부처에 교육이라는 말이 빠진 나라가 있을까. 이명박 당선인의 철학이 들어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와는 생각이 다른 것이다."
- 너무 협조적인 것 아닌가.
"각을 세울 때는 세우지만, 잘 한 것은 그대로 평가한다. 내가 무조건 발목잡지 않겠다고 한 것은 입바른 소리가 아니다. '창조적 야당'이라는 게 그런 것이다. 물론 몇 가지 쟁점 나오면 그것은 단호하게 반대할 것이다."
2008.01.16 21:03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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