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장밋빛 전망, 과연 근거가 있는가

이명박 정부도 졸속적인 경기부양책 남발해서는 곤란

등록 2008.01.19 15:37수정 2008.01.19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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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주가가 빠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증권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낙관론만 펼쳐댑니다. 연초에 나온 증권사들의 2008년 코스피 지수전망을 보아도 낙관론 일색입니다. 단지 교보증권만이 굳건히 소신을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자료-1] 증권사별 2008년 코스피지수 전망
최저 지수 1500선--교보
최저 지수 1600선--NH
최저 지수 1700선--한국,동양,동부,메리츠,삼성,굿모닝신한
최저 지수 1800선--대우,미래에셋,우리,하나
최저 지수 1900선--현대
(출처)<이데일리> 1월 2일자.


과연 낙관론자들의 장밋빛 전망대로 2008년에도 증시가 쾌속질주할 수 있을까.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주식투자자들의 투자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참고자료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이명박 정부내 얼치기 보수들의 무차별적인 경기부양론이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기 위해서입니다.

2007년 주가상승율, 전세계 평균 크게 앞서

우선 먼저 전세계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각국의 주가상승율을 연도별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료-2] 각국의 주가상승율(연말 기준)
(국가)------(2003)--(2004)--(2005)--(2006)--(2007)--(5년간)
전세계------37.5%--45.0%--27.5%--31.6%---20.9%--264.9%
선진국------26.3%--19.8%--25.8%--23.1%----7.2%--136.1%
미국뉴욕----28.8%--12.6%---7.0%--17.9%-----6.6%--82.8%
일본토픽스--23.8%--10.2%--44.0%---1.9%--[-12.2]%--99.3%
한국코스피--29.2%--10.5%--54.0%---4.0%----32.3%--128.6%
(출처)세계거래소연맹.



위의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코스피는 2007년을 제외하고 2006년까지 일본의 토픽스와 아주 유사한 등락률을 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 2005년과 2007년 사이 코스피는 미국 뉴욕거래소와 상당히 다른 등락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문제는 2007년인데요. 2007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주가 상승률은 선진국은 말할 것도 없고 전세계 주가 평균상승율보다 더 높았습니다. 자료에서 보다시피 2007년 전세계 주가가 평균 20.9% 오르고 선진국 주가가 7.2% 오를 때 우리나라 주가는 무려 32.3%나 올랐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나라 증시의 펀더멘탈이 그렇게도 탄탄한 것일까요. 또 그렇게도 펀더멘탈이 탄탄하다면 왜 2006년에는 우리나라 주가상승율이 전세계는 물론 선진국의 평균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 것일까요.

저는 2007년 우리나라 주가가 크게 오른 이유를 두 가지로 봅니다. 하나는 중국의 주가 급상승, 다른 하나는 정부의 연기금 주식투자 비중 확대 발표. 그러나 이 두 가지 요인이 한국 증시를 밀어올릴 만한 호재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2007년 전세계 주가상승율을 크게 앞선 우리나라의 독주는 지나친 감이 있었습니다.

최근 수출이 급증한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낙관론자들은 전세계 펀더멘탈이 여전히 좋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런 요인들은 이미 오래 전에 주가에 선반영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낙관론자들은 우리나라 수출이 급증하여 기업들 실적이 날로 좋아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수출이 급증한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자료-3] 우리나라와 전세계 각국의 수출증가율
(연도)(전세계)(우리나라)
2003--16.3%--19.3%
2004--21.5%--31.0%
2005--14.1%--12.1%
2006--15.5%--14.5%

(출처)통계청.

[자료-3]에서 보다시피 최근 몇 년 사이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이 전세계 각국의 수출총액 증가율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하게 높은 편이 아닙니다.

IMF 등 국제기구들이 전망하는 2008년 경제성장률 추정치를 보면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이들 기구들은 2008년 이후 세계경기 둔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자료-4] IMF의 2008년 경제성장률 전망
(연도)(전세계)(선진국)-(미국)-(영국)-(일본)-(한국)
2003--4.1%--1.9%--2.5%--2.8%--1.4%--3.1%
2004--5.6%--3.9%--3.6%--3.3%--2.7%--4.7%
2005--5.2%--3.2%--3.1%--1.8%--1.9%--4.2%
2006--5.7%--3.7%--2.9%--2.8%--2.2%--5.0%
2007--5.6%--3.4%--1.9%--3.1%--2.0%--4.8%--(전망)
2008--5.2%--2.8%--1.9%--2.3%--1.7%--4.6%--(전망)


원자재 자원대국들의 미래도 밝지 않다

그럼 2000년 이후 전세계 경제성장의 주역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원자재 자원대국들의 미래는 밝은 것일까. 1970년대 이후 원자재 자원대국들의 성장률 추이를 들여다 보면 이들의 미래 또한 밝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료-5]70년대 이후 대륙별 성장률 추이
(대륙)---(70~79)-(80~89)-(90~98)
전세계----42.8%--38.7%--36.7%
선진국----36.9%--32.0%--23.2%
개도국----55.6%--49.8%--58.2%
아프리카--44.7%--27.8%--25.4%
아시아----58.2%--98.7%--85.0%
중동-----85.4%---7.9%--48.8%
중남미----68.9%--22.1%--34.3%
(출처)IMF.


위의 자료에서 보다시피 중동은 1970년대에 두 차례의 오일쇼크와 유가급등에 힙입어 10년간 85% 이상의 고도성장을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에는 10년간 7.9%, 즉, 연평균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추가로 오르지 않는 이상 원자재 자원 대국들이 높은 성장률을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더우기 원자재 가격 상승은 전세계적인 경기둔화를 불러올 것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 자체가 그들에게 부메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졸속적인 경기부양책 남발해서는 곤란

현재 우리나라 시장개방수준은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지금까지 우리나라 경기변동을 불러 일으키는 요인 중에서 해외변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았고 증시에서도 해외증시와의 동조화 현상이 아주 뚜렷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2007년에 들어와 우리나라 증시는 미국, 일본 등과 아주 다른 등락율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과연 우리나라 증시의 펀더멘탈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많이 남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주식투자자들은 자칭 증권전문가들의 달콤한 감언이설에 의존하기보다는 보다 폭넓은 시각에서 증시를 바라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도 달콤한 감언이설이나 흘리며 권력 주변에서 서성이는 자들에게 휘둘려 졸속적인 경기부양책을 남발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경기부양책이나 남발하며 거품을 키울 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전세계 경기조정기에 대비하여 바짝 긴장하고 리스크 관리에 나설 때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대자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대자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수위 #주가전망 #수출증가율 #원자재자원대국 #경기부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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