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회원과 취재진이 탄 어선은 삼성중공업 주변 바다에서 더 나아갈 수가 없었다. 배가 움직이기 시작한 지 20여분이 지나 통영해양경찰 소속의 경비정이 나타났다. 해양경찰은 "신고가 들어왔고, 정보 파악 차원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해양경찰은 어선을 경비정에 묶은 뒤 간단한 조사를 벌였다. 해경은 "지금 바람이 심하기에 이대로 더 먼 바다로 나갈 수는 없다. 인원도 정원 초과다"면서 상부 기관과 전화통화를 한 뒤 돌아갔다.
취재진이 탄 어선은 삼성중공업 앞 바다에서만 맴돌다가 고무보트가 오기를 기다렸다. 30여분 뒤 3대의 고무보트가 나타났다. 삼성 크레인선이 고성 안정공단 앞에 정박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온 것이다.
환경연합 회원들은 삼성중공업을 배경으로 해상시위를 벌였다. 고무보트 3대는 원을 그리기도 했다. 회원들은 대형현수막을 들고 "바다 죽이고 사람을 죽인 삼성을 규탄한다"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선장은 취재진이 탄 어선으로는 안정공단까지 갈 수가 없다고 밝혔다. 환경연합 회원들은 사고를 낸 크레인선과 비슷한 선박을 찾아 점거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회원들은 '삼성2'인 크레인선 앞으로 가서 구호를 외치고 시위를 벌였다.
회원들은 '삼성2거제' 크레인선에 올라가 대형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벌였다. 20여분 뒤 삼성중공업 직원과 엑스텍시스템 소속 경비원 10여명이 작은 배를 타고 나타났다. 이들은 "위험하다, 다른 데 가서 해라, 배 안에 타면 안된다"며 환경연합 회원들을 몰아냈다.
사고 낸 '삼성1' 크레인 올라 시위 벌여
환경연합 회원 10명은 고무보트 1대를 이용해 고성 안정공단 앞으로 향했다. '삼성2거제' 크레인선의 해상시위 장면을 취재하던 언론사 기자들은 어선을 타고 돌아갔다. 태안에서 사고를 낸 크레인선에 대한 항의시위는 <오마이뉴스> 소속 기자 3명이 유일하게 취재했다.
차가운 바닷바람을 피해 머리를 숙여 가면서 30분이 지나 도착하니,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바다에서 본 대형 크레인선박이 나왔다. 그 크레인에는 '삼성중공업'이란 대형 글자가 새겨져 있었고, 선박 중앙에 '삼성1'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다.
환경연합 회원들은 선박 위에 올라가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사고 선박 위에서 10분 동안 머물렀다. 이들이 선박에 올라 구호를 외치자 작업자들이 나와 "위험하다"며 내려갈 것을 요구했다. 일부 작업자는 무전기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있다가 언제 이곳으로 왔느냐"는 질문에, 한 작업자는 "오늘 아침에 왔다"고 말했다. "무슨 작업을 하느냐" 묻자 "보면 모르냐, 선박 구조물을 들어 올리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삼성1' 크레인선은 안정공단 내 가야중공업의 조선 구조물을 이동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작업하느냐"는 질문에, 그 작업자는 "우리는 모른다, 선장이 시키는 대로만 한다"고 대답했다.
환경연합 회원들은 '삼성1' 크레인선이 태안에서 사고를 냈을 때 부딪친 부분을 찾아 나섰다. 회원들은 한 모서리 부분에서 보트를 세워놓고 "완전복구, 무한책임"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고무보트는 크레인선을 한 바퀴 돌아 나왔다.
구자상 위원장은 "이번 사고의 원인은 해상크레인이라고 명백히 밝혀졌다, 그로 인해 수많은 국민이 고통을 받고 있다, 서해 바다가 완전복구 될 때까지 삼성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더 큰 저항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일환 사무국장은 "거제에서 삼성중공업의 영향이 크다보니 이번 사고에 대해 지역민들은 말을 잘 안한다, 하지만 환경연합에서는 그동안 네 차례 태안에서 기름제거작업을 해왔고, 거제시에서도 해왔다"고 말했다.
해상크레인에서 항의 해상시위를 벌이고 선착장으로 돌아온 시각은 이날 오후 2시30분경.
태안에서 온 구희숙씨는 "갑자기 닥치니 경제적, 정신적 충격이 크다, 이런데 삼성은 책임을 회피하고 자기들만 살겠다고 한다, 이것은 불을 내기 위해 성냥을 긋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사고 낸 크레인 점거 "'삼성원유유출 사고'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