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도 그러더니, 대운하도 물류 핑계냐"

지율 스님, '초록의 공명'에 글 올려 비판 ... "KTX 홍보자료 찾아 대비시켜 놓아"

등록 2008.02.04 16:12수정 2008.02.0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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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율 스님은 "한국철도공단에서 대구~부산간 고속철도의 필요성을 홍보<사진>하면서 물류 수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한반도 대운하도 물류 수송과 관련해 설명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지율 스님은 "한국철도공단에서 대구~부산간 고속철도의 필요성을 홍보<사진>하면서 물류 수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한반도 대운하도 물류 수송과 관련해 설명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지율
“고속철도도 물류라더니 한반도 대운하도 물류 핑계냐?”

지율 스님이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비판하고 나섰다. 요즘 경북 영덕에 거주하고 있는 지율 스님은 최근 사이트 ‘초록의 공명’에 올린 글과 회원들에게 보낸 “물길을 걷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운하 계획을 비판했다.

지율 스님은 최근에 쓴 “물길을 걷다-운하와 물류”라는 제목의 글에서 “운하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얼마전 천성산 관련 자료를 정리하면서 운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설명.

한나라당 박승환 의원은 운하와 물류를 연결 지어 설명한 적이 있는데, 지율 스님은 이를 비판했다.

지율 스님이 비판 대상으로 삼은 자료는 지난 해 12월 4일 ‘물류 선진국을 향한 정책 방향 토론회’ 때 한 박 의원의 발언. 지율 스님은 “운하 관련 사이트에서 박 의원의 발언 내용이 동영상으로 올라와 있었다”며 그 내용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당시 “2020년 물동량은 지금보다 3배 이상 늘고 있고 FTA 등이 되면 훨씬 많이 늘어나게 된다”면서 “이것이 결국 도로가 아니면 철도나 운하를 건설해야 하는 문제에 봉착하게 되고, 건설비용을 볼 때 고속도로와 KTX보다 운하를 하면 훨씬 더 비용이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또 박 의원은 “우리나라의 화물 철도는 30량 정도를 기껏 가지고 간다. 그것을 2단 3단으로 실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도 지금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로 가는 데는 79km의 터널이 있다. 우리나라는 산악지대이기 때문에 터널을 통과하는데 기존의 터널을 다 뚫지 않으면 2단 3단 적재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국철도공단도 KTX는 여객전용, 기존 철도는 화물 중심"

지율 스님은 “이 토론회를 보면서 지난 5년 동안 고속철도 공단으로부터 수백번도 더 들은 물류 이야기와 언론사, 학계, 연구소, 법조계에 배포했던 책자와 그 글을 인용하였던 연구 보고서들을 떠올랐다”고 말했다.


지율 스님은 고속철도공단 측에서 제시했던 홍보자료를 찾아 밝혀 놓았다. 이 홍보자료에 보면 “경주를 통과하는 신설 건설이 왜 필요하죠?”라는 물음에, “여객 수송 4배, 컨테이너 수송 8배 증가”라고 해놓았다.

또 “고속철도가 건설되면 고속철도는 여객전용으로, 기존철도는 화물 중심으로 운영하게 된다”면서 “대구~부산간 신설 건설로 이 구간의 여객 수송능력은 하루 56회에서 240회로 4배 증가하게 되며, 기존 경부선 컨테이너 수송 능력도 연간 35만개에서 300만개로 8배 이상 증가한다”고 이 홍보물에서는 설명해 놓았다.

지율 스님은 “정부에서는 고속철도를 건설해 고속철도는 여객전용으로, 기존철도는 화물중심으로 운영하겠다면서 수조 원의 세금을 쏟아부어 고속철도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다시 다른 대체 물류시설로 대운하를 만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정”이라고 비판.

지율 스님은 “정확한 정보와 데이터가 없이 잘못된 수치에서 시작되고 계획된 국책사업은 엄청난 재앙을 불러온다는 것을 우리는 고속철도 문제를 통해 보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속철도를 이용하는 수요가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는 애초의 예상과는 달리 예상 수요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비록 지난 한 해 동안, 고속철도를 이용한 승객은 전년에 비해 조금 늘었다고 하지만, 전체 철도 이용객은 400만 명이나 줄었고 그 이유는 승용차의 대중화와 연계 교통망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

또 지율 스님은 “우리나라 고속도로 혹은 철도망과 비교해 보면 운하가 가는 길은 이미 교통망이 잘 정비돼 있으며 더구나 지난해부터 운하의 물길과 중복되는 서울∼충주 중부내륙 철도가 추진 중이므로 내륙지방을 연계한 관광화라는 명분 역시 작위적 발상”이라면서 “이러한 이야기는 물류문제의 전문가가 아니어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적인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지율 스님은 지난 1월 말 ‘초록의 공명’에 올린 글을 통해 대운하와 관련해 다섯 차례 글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대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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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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