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된 허경영 경제공화당 총재(자료사진).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23일 허위사실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의해 구속된 허경영 경제공화당 총재는 대선 기간 중 과장된 이력과 독특한 공약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아이큐가 430이고 공중부양과 축지법을 구사하고 눈빛만으로 사람들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며, 대통령이 되면 판문점에 유엔본부를 유치하고 결혼수당으로 1억원, 출산수당으로 3000만원을 지급한다는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그가 작년 대선에서 10만 표 가까운 표를 얻기는 했지만, 사실 그런 그의 이력과 공약을 진지하게 믿었던 사람들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별 기대를 걸 수 없는 현재 우리 정치에 대한 염증과 황당한 그의 공약이 주는 잠시의 즐거움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 사람들이 '허경영 신드롬'을 만들어 낸 것이다.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사람이었으므로 단지 개그의 일종으로 받아들였다고나 할까?
하지만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말 대통령에 당선된 이명박 당선인과 인수위 측에서 내놓은 정책이나 말들은 허경영의 그것처럼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요즘 계속 이런 황당한 허경영식 '뻥'들이 진지하게 논의되어 발표되고 있고, 이것들을 정말 우리 사회에서 실현시키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가 있는 것이다. 확신을 갖고 밀어붙이는 이런 모습을 보면 정말 허경영이 울고 갈 일이다.
이명박 후보의 '주가지수 5000 뻥' 이명박 당선인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이런 '뻥'을 구사하곤 했다. 12월 14일 여의도 대우증권 본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내년에 종합주가지수 3000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임기 5년 내에 5000까지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경제성장 7%라는 그의 경제공약은 희망사항으로 봐줄 수 있겠지만, 올해 3000을 돌파하고 임기 내 5000을 달성하겠다는 그의 말은 판문점에 유엔본부를 유치한다는 것만큼이나 황당했다.
12월 28일, 이명박 당선인을 가장 먼저 만난 재계 총수들의 '뻥'도 이에 못지않다. "이명박 당선자가 당선이 된 것 자체가 투자 분위기를 좋게 하고 있다"며 "내년도 투자를 당초 계획보다 확대하고, 채용규모도 대폭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이익이나 사업계획이 아닌 대통령이 누구냐는 분위기에 따라 투자를 늘린다고 한다. 그야말로 공중부양에 버금가는 '분위기 투자독려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