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때문에 꽃이 피는 것일까. 이와 같은 물음에 19세기 식물학자들의 대답은, '꽃은 식물의 생식기다. 꽃은 씨앗을 만들기 위해서 피는 것이다'고 똑같은 결론을 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중 '존 러스킨'만은 '씨앗의 목적은 꽃을 피우기 위한 것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질문은 닭이 먼저일까 ? 계란이 먼저 일까 ? 왜 지구는 둥글까 ?이 둥근 지구 위에 매달린 사람들은 왜 떨어지지 않는 것일까 ? 등등의 답이 없는 의문을 품는 자연의 신비에 대한 궁금증과 일맥 상통하겠다.
꽃씨 속에는
파아란 하늘이 하늘거린다.
꽃씨 속에는
빠알가니 꽃도 피어서 있고
꽃씨 속에는
노오란 나비떼가 숨어 있다.
'최계락'-<꽃씨>
최계락의 <꽃씨>을 몇 번씩 소리내어 읽다보면, 꽃이 씨를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씨가 꽃을 위하여 있다는 '러스킨'의 견해를 찾을 수 있다. 하이데거는 '언어가 말을 한다' 했는데, 최계락 시인의 시어가, 시인의 표현을 빌려서 자연이 전개되는 것이다. 이것이 동시의 세계이며, 자연의 거울이 아닐까. 설명할 수 없는 세계를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 시의 세계니 말이다.
이 때문에 최계락 시인의 동시들은 바로 자연의 거울이다. 그리고 이 거울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지구 위에 꽃들이 가득 피어 있고, 그 꽃만 가득한 지구 위에서 사람들은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는 '샤갈'의 그림 같은 상상력이 펼쳐진다.
아름답고 순수한 어린이들의 동심의 세계를 남다른 시각으로 형상화하여 많은 어린이들과 대중에게 사랑 받던 최계락 시인은 부산 사람은 아니다. 그는 경남 진양에서 태어났다. 진주고교를 졸업하고 어린이 잡지 <소년세계>와 부산의 <국제신보> 등에 근무하였다. 고교 시절에 <어린이 나라>에 동시를 발표할 정도로 시재가 뛰어 났다.
부산 금강공원에 세워진 작품 <꽃씨>는 1959년에 발표된 작품이며, 1966년 <철둑길의 들꽃> 등의 동시집을 내면서 본격적인 문학활동을 했다.
<8월의 노래>,<편지>,<눈오는 날>,<가을 바닷가>등과 같은 주옥 같이 아름다운 동시를 남겼다. 1960년대에 성인시(成人詩)의 창작에도 의욕을 보였다고 한다. 1964년 부산시문화상을 수상하고, 1967년 소천아동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소천아동문학상>을 수상 후, "나는 나의 인생과 시에 대해 야망이나 야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고 술회했다고 한다. 현재 그의 이름이 붙어진 <최계락 문학상>이 제정되어 해마다 부산에서 시상되고 있다.
개나리 노오란
꽃 그늘 아래
가즈런히 놓여 있는
꼬까신 하나
아가는 사알짝
신 벗어 놓고
맨발로 한들한들
나들이 갔나
가즈런히 기다리는
꼬까신 하나
'최계락-<꼬까신(초등학교2학년 1학기 국어(쓰기)책 수록)>
2008.02.13 12:28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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