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피해는 물론이고 경제성마저 의심되는 소위 '이명박운하(한반도대운하)'가 추진되고 있습니다. 새 정부에서는 반대론을 애써 '반대를 위한 반대'로 폄훼하며 밀어붙일 기세입니다. '자연은 후손에게서 빌려 쓰는 것'이라는 명제를 되새겨보아야 할 때입니다. 지난 1년 동안 경부운하 탐사보도를 지속적으로 해왔던 <오마이뉴스>는 올해에도 '이명박운하'에 대한 건강한 감시 역할을 계속할 것입니다. 이에 <오마이뉴스>는 시사만화가인 김경수 화백의 만평과 김병기 기자의 뉴스에세이가 결합된 '만평&뉴스로 본 이명박운하' 기획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
"서울서 부산까지 배로 24시간에 주파한다."
이명박 당선인의 말이다. 553km 경부운하 구간을 최고 속도 35km/h, 평균 속도 30km/h로 질주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눈에 쏙 들어오는 표를 한 개 준비했다. 소위 '운하 선진국'의 운행시간표다. 잠깐 짬을 내 갑문 수와 운하의 길이, 그리고 운행속도를 비교해 보기 바란다.
이 당선인이 경부운하의 모델로 삼은 독일 마인-도나우 운하의 법정 주행속도는 13km/h, 유럽연합은 18km/h이다. 왜 그랬을까? 그들이 미련해서일까? 더 속도를 낸다면 파랑이 높게 일어 강둑을 허물고, 수심이 깊지 않아 배의 스크류가 운하 바닥에 충돌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부산-인천간 연안해운의 평균 속도는 26.85km/h. 사방이 시원스레 탁 트인 바다에는 경부운하에 건설 예정인 19개의 갑문이 없다. 천천히 교각 사이를 통과해야만 하는 120여개의 다리가 없다. 그럼에도 경부운하에서의 속도보다 훨씬 낮다.
그리고 폭 12m의 2500톤급 배가 몸을 잔뜩 움추린 채 21m 폭의 세계 최장 터널(26km)을 느리적거리며 통과하는 모습을 잠시 상상해보자. 끝이 보이지 않는 동굴, 그 속에 갇혀 4-5시간동안 유람선을 타고 가는 아이들의 질식할듯한 표정을 떠올려도 좋다.
그런데 우린 정말, 바다에서보다 더 빠른 속도로 거침없이 질주하는 경부운하 바지선을 볼 수 있을까? '아우토반' 경부운하를 꿈꾸는 그들, 그래서 난 착잡하다.
2008.02.22 11:44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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