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게의 비너스와 에페스의 아프로디테왼쪽은 프레게에서 나온 비너스이고, 오른쪽은 에페스에서 나온 아프로디테이다. 오른쪽은 기원전 1세기때의 것이라 비너스보다는 아프로디테로 이름붙이는 것이 옳다. 어떤 비너스가 신전에 모셔졌을까?
신병철
또 하나의 2세기 경 프레게에서 만든 비너스는 미로의 비너스에 필적할 만하다. 머리가 없어져 안타깝기 짝이 없지만 몸매 전체가 상당히 균형이 잡혔다. 양 손으로 방패 같은 둥근 물체를 잡고 있다. 그래서 흘러내리는 하의를 잡을 수 없었나 보다. 하의가 골반 아래까지 흘러내려 아찔한 모습이다.
옷이 왼쪽으로 치우치면서 오른쪽 다리 무릎이 드러났다. 아래 부분 옷 주름의 거친 표현과 위쪽의 부드럽고 매끈한 몸매의 표현이 조화를 이룬다. 몸매의 부드러운 곡선, 적당한 크기의 가슴과 그 곡선, 그리고 왼쪽의 둥근 방패가 한없이 우아함을 더한다.
기원전 1세기에 만든 것으로 알려진 에페스 박물관의 아프로디테상도 아름답기로는 미로의 비너스 못지않다. 머리와 팔 다리 모두 떨어져 나가 마치 토루소처럼 되어 안타까움의 도를 더하지만, 흘러내리는 하의와 드러난 여인의 하체 그리고 정면으로 드러내놓고 있는 가슴은 보고 있는 나 같은 남자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미로의 비너스는 너무 멀고, 프레게는 가까우나 시기가 맞지 않으니, 시기도 맞고 거리도 별로 떨어지지 않은 이 아프로디테상을 아프로디시아스의 신전에 있었을 것으로 단정해 버린다. 왜 그렇게 하느냐고? 그냥 내 맘이다.
시끌벅적한 시장의 소리 들리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