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를 맞는 <이산>의 정후겸
MBC
지난 26일 <이산>(연출 이병훈 김근홍, 극본 김이영)에서는 정후겸(조연우 분)의 최후가 그려졌다. 드라마 방영 초부터 죽을 때까지 최근 정조로 등극한 이산(이서진 분)을 괴롭히고 모함해왔던 그가 결국 모든 것을 잃고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러면 실제 역사에서 정후겸은 어떠했을까? 그는 인천에서 어업에 종사하던 정석달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화완옹주의 눈에 들어 그녀의 양자가 되었다. 그때가 그의 나이 16세였다. 그러면서 자유로이 궁중에 출입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차츰 영조의 총애를 받았다. 1764년에 장원봉사(掌苑奉事)가 되고, 1766년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이듬해 수찬에 올랐다.
이후 노론 벽파의 후원으로 19세의 어린 나이에 좌승지에 올랐으며, 계속 승승장구해 20대의 나이에 병조 참판에 올랐다. 그가 이렇게 젊은 나이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화완옹주를 비롯한 노론을 등에 업은 까닭도 있었겠지만 비상한 머리도 한몫을 하였다.
정후겸은 그러나 이 정도에 만족하지 못하는 인물이었다. 그의 마음 속에는 언젠가 왕이 되고자 하는 야심이 있었다. 그가 <정감록>의 신봉자였다는 기록도 이를 반증해주는데 <정감록>은 조선의 선조인 이담이란 사람이 이씨의 대흥자가 될 정씨의 조상인 정감한테서 들은 이야기를 기록한 책이라 전한다. 흔히 “정씨가 새로운 왕이 될 것이다”라는 말로 잘 알려져 있다.
정씨 성을 가진 정후겸 역시 그의 야망에 부합하는 이 책에 무척 심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드라마 <이산>에서도 31회 분에서 화완옹주(성현아 분)에게 정후겸이 “어머니께서는 제가 무엇이 되길 바라십니까?”라고 묻자 화완옹주는 “너가 세손보다 못한 것이 무엇이 있느냐? 너라고 용상에 오르지 말란 법은 없다. 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느냐”라고 하며 화완옹주 뿐 아니라 정후겸의 야심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