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매화
정기상
"매화 세상이다."
삭풍의 심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피워냈다. 그 향이 진동하고 있어 손짓하고 있다. 벌은 참지 못하고 찾아와서 신바람을 일으키며 날갯짓을 하고 있다.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매화가 만들어내는 세상은 그렇게 화려할 수가 없다. 바라보는 내 마음마저도 날아오를 것 같다.
꽃의 힘 때문일까? 강에서 올라오는 바람에는 봄기운이 배어 있다. 완연하게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이 그렇게 감미로울 수가 없다. 푸른 기운이 배어 있는 청매화는 싱그러움이 넘쳐나고 붉은 열정이 배어 있는 홍매화에서는 포근함이 넘친다. 어우러져 고운 꽃 세상을 창출해내고 있었다.
꽃이 피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집에 있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추위가 너무 심해 아직 피지 않았을 것이라는 집사람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었다. 꽃들이 손짓하고 있는 것 같아서 참을 수가 없었다. 이유를 늘어놓는 아내와 함께 꽃구경을 나섰다. 섬진강에 가면 꽃들이 활짝 웃을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