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중인 이광재 후보"오늘부터 저는 경로당의 당원입니다"
강기희
[통합민주당] 이광재 "지난 4년간요? 지역을 위해 일만 했습니다!"이광재 의원을 만난 때는 지난 21일과 27일 두 차례. 처음엔 약속을 정하고 만났고, 두번 째는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는 날 유세장에서였다.
이광재 의원의 일정표를 보니 하루가 빡빡하다. 북평면을 경유하여 북면 여량장·임계·남면 등등. 한 시간 늦게 도착했던 터라 불가피하게 일정은 즉석에서 조정되고 급히 남면의 충무화학으로 내달렸다. 촌각을 다투는 시절이라 기자도 이 의원을 따라 동행 취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석회석과 아스콘을 생산해내는 충무화학은 정선군 남면 골짜기에 숨어 있었다. 이 의원이 석회 가루 풀풀 날리는 골짜기로 간 것은 이 곳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들을 만나기 위한 것. 이 의원은 근로자 100여명이 일하고 있는 충무화학 식당 앞에서 근로자들을 기다렸다.
이 의원은 허연 가루를 뒤집어 쓴 채 식당으로 향하는 근로자들의 손을 덥썩덥썩 잡으며 "하던 일을 마무리 할 수 있게 도와 주십시요, 여러분이 제겐 희망입니다"라고 재선 고지를 향한 시동을 힘차게 걸었다.
근로자들과 헤어진 이 의원은 골짜기를 나오다 말고 차를 세우더니 띄엄띄엄 있는 산촌의 집들을 빠짐없이 방문했다. 복장이라야 영락없이 배낭만 메지 않았지 등산객 차림이다. 신비탈에 있는 집을 방문하기엔 양복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는 터이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서른 후반 나이로 금배지를 단 이광재 의원. 그는 당시 '짱짱'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국회에 입성했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라는 이력을 빼면 무관과 다름없던 이광재 의원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친화력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오른팔'이라는 후광이 큰 작용을 했음은 물론이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 강세였던 지역에서 열린우리당으로 당당하게 당선되었던 이 의원이었기에 지역에서 거는 기대도 남달랐다.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그에게 17대 국회의원으로 지난 시간을 어떻게 보냈냐고 물었다.
"지난 4년요? 일만 했어요. 소외된 지역을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까 하고 뛰고 또 뛰었습니다. 마무리 해야 할 일도 많고 아직 할 일이 많은데 4년이 후딱 지나갔습니다."그가 마무리 해야 할 일은 강원랜드 2단계 사업과 동강시스타 사업·실버시티 사업·영월발전소·기업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이다. 여권 실세에서 야당의 길에 접어든 그에게 재선 고지에 오른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할 일이 너무 많아요. 우선은 이 지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38국도 확·포장을 끝내야 합니다. 그와 함께 농가 소득을 올리기 위한 콩·장류 사업도 하나로 묶어야 하고, 자라나는 미래를 위한 일로 폐광 지역의 열악한 교육 환경도 바꾸어야 하고,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당 지원 특별법도 추진해야 하고…. 끝이 없네요."실제로 그는 지난 4년 동안 굵직굵직한 사업들을 4개 지역에 고루 분배했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가 '가난하고 소외된 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게 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의 명함엔 '국회의원이 꿈이 아니라 지역을 잘 살게 한 광재로 기억되고 싶습니다'라는 글귀가 써 있다. 그런 이유일까. 그는 강원도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도 공약 이행 순위에서 1등을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