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출간된 김완섭씨의 <친일파를 위한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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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들이 본질적으로 내세운 내용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리고 '대안교과서'를 주도한 이영훈 교수의 발언 및 기고문을 잘 살펴보면, 식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은 이미 2002년에, 그 유명한 '창녀론'으로 PC통신과 인터넷을 격화시킨 김완섭의 <친일파를 위한 변명>에 그대로 나와 있다. 2편에 걸쳐 출간된 <친일파를 위한 변명>의 내용을 간단히 돌아보도록 하자.
1. <친일파를 위한 변명>은 조선과 일본의 혁명가인 김옥균과 이토 히로부미에게 헌정됐다.2. 김옥균과 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한 명성황후(김완섭의 표현은 '민비'이며 암살 배후라고 주장) 및 안중근 등은 '민족의 원수'로 규정했다.3. 미개하고 야만적인 사회를 문명개화시키는 일은 그 어떤 가치보다 앞서는 최우선 과제로써, 민족주의나 독립지상주의 등의 이데올로기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미개했던 조선 사회를 문명개화시킬 수 있다면 그 어떤 악덕도 선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한 조선총독부는 우리 민족의 은인이며, 일본은 조선의 어버이 자격이 충분하다.4. 그런 점에서 볼 때, 조선이 독립국으로 남아 있었더라면 지금 우리나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미개한 국가가 됐을 것이기에, 일본과 손을 잡고 문명개화를 추진한 친일파들이 옳았다. 독립운동가 집단은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기회주의 집단에 불과하다.그래서, 나는 '조선왕조'가 당시 조선 민중의 손에 의해 최후를 마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김완섭의 <친일파를 위한 변명>, 그리고 '뉴라이트'의 '문명개화론' 및 '근대화론'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며, '식민 수탈'이라는 그네들의 필요에 의해 구축된 '근대화 기반'을 '조선의 축복'이나 '근대국민국가를 세울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이 두텁게 축적되는 시기'라는 식으로 묘사하는 것이다.
정말로 일어났어야 하는 혁명은 '뉴라이트'의 주장대로 5·16이 아니라 조선왕조를 스스로 붕괴시키는 민중 혁명이었어야 했다. 최소한 영국식 입헌군주제로 왕실의 정치적 권한을 박탈하는 수순을 밟기만 했어도, 저런 궤변을 봐야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그러한 역사의 아쉬움을 비집고 들어가 표현을 다소 순화시켰을 뿐인 '대안교과서', 실상은 김완섭의 <친일파를 위한 변명>과 전혀 다를게 없다. 굳이 새로 만들어 파장을 일으킬 이유가 없었다. 그저, <친일파를 위한 변명>을 교과서 검증을 위해 제시하면 됐을텐데, 뭐하러 저런 기회비용 낭비를 초래했는지 궁금하다.
'뉴라이트'가 반드시 제시해야 할 견해"일본군은 오랫동안 아시아 각국을 식민지로 지배하고 있던 서구의 세력을 몰아내고 도저히 백인을 이길 수는 없다고 체념하고 있던 아시아 민족에게 경이로운 감동과 자신을 주었습니다." -후소샤 일본 역사교과서 제5장 2절이영훈 교수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누린 계기는, '정신대 발언'이다. 이영훈 교수의 당시 발언을 돌아보자.
"정신대는 일제가 강제동원한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상업적 매춘이자 공창제였다."'정신대'에 대한 김완섭의 지론도 짚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여성은 남성의 성욕을 배설하는 수단이 됨으로써 생을 편안히 살 수 있다. 그러므로 피지배자는 지배당함을 은혜로 여기고 감사해야 한다. 조선은 식민지가 되지 않았다면 약소국으로서 발전이 없어 더욱 굶주렸을 것이다."내가 후소샤 일본 역사교과서의 일부 구문을 거론한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다. 8·15 광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는 '태평양 전쟁', 그리고 그속에서 일어난 전쟁범죄에 대한 입장을 반드시 '대안교과서'에서도 거론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이영훈 교수가 2년 전에 이미 전국 공중파 방송에서 크게 거론한 바 있다. 하지만, 명색이 '교과서'를 편찬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자신의 입장에 대해 보다 명확하고 당당하게 기록할 수 있어야 한다.
이영훈 교수, "정신대는 일제가 강제동원한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상업적 매춘이자 공창제였다"는 주장을 '대안교과서'에도 반드시 추가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반복해서 말씀드리고 싶다.
총선에 출마한 신지호씨도 마찬가지다. 신지호씨가 2006년 11월 당시에 주도했던 '뉴라이트닷컴'은 자유주의연대의 후원으로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해방전후사의 재인식-저자와의 만남'이라는 이영훈 교수의 공개강좌를 개최한 적이 있다.
신지호씨는 '도봉갑' 주민들을 향해서도 "정신대는 일제가 강제동원한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상업적 매춘이자 공창제였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곧 죽어도 신념은 이야기하는 것, 그게 바로 학자와 정치인의 공통점이 아니던가.
배울게 없어서 일본 극우의 못된 점을 골라배워 그 표현까지 그대로 베껴다가 어린 학생들을 호도하려는 '뉴라이트', 당신들이 그토록 지지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오히려 욕먹이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나 모르겠다. 가뜩이나 '삼일절'에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의 관계까지 포기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해 비판을 자초했던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던가.
'이명박과 보수'를 돕기 위해 그런 주장을 했다면, 당신들은 되돌릴 수 없는 패착을 저질렀다. 아이들이 일본만화와 애니메이션에 열광하니까 배울 것도 안배운 줄 아는 모양이다. 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뉴라이트'의 '대안교과서'는 아이들에게 비웃음거리로 전락할 일만 남았다. 일본에 당한 일만큼은 죽었다 깨도 잊을 수 없는 한국인을 너무 쉽게 본 후유증, 이제 단단히 겪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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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이트 대안교과서, <친일파를 위한 변명>과 판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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