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600표 그냥 날리시겠습니까?

학내 부재자투표소 설치 기준 너무 높아

등록 2008.03.25 10:59수정 2008.03.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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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천 문제로 시끄러운 요즘이다. 그런데 부산에 사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여간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다. 영남에서 한나라당 공천만 받으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는 태도들 때문이다. 국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이재오 의원은 대의를 이야기를 하는 냥 총선불출마 선언을 하였다가 하루 만에 말을 바꾼다. 이러니 젊은 세대들의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찍을 후보가 없으니 투표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2004 총선 전국대학생연대'가 대학생 부재자 투표소 설치와 관련해 서울시의 비협조에 항의하며 펼쳐놓은 반려된 부재자 투표 신청용지(자료사진).
'2004 총선 전국대학생연대'가 대학생 부재자 투표소 설치와 관련해 서울시의 비협조에 항의하며 펼쳐놓은 반려된 부재자 투표 신청용지(자료사진). 오마이뉴스 남소연
'2004 총선 전국대학생연대'가 대학생 부재자 투표소 설치와 관련해 서울시의 비협조에 항의하며 펼쳐놓은 반려된 부재자 투표 신청용지(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남소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대학가는 부재자 투표신청을 받기 위해 분주하다. 부산대학교 총학생회는 지난 12일부터 학내 부재자투표 신청을 받기 시작하여, 오늘까지 약 1500명 이상의 부재자 투표신청을 받았다.

 

사회대 학생회도 로비에 가판을 차려 하루만에 50명의 부재자 투표 신청을 받았다. 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부산대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금정구 구민이 아닌 부산시민도 4월 3일에 부재자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한 학생이 2000명이 넘지 않으면 학내 부재자 투표소는 설치할 수 없다. 선관위나 기성정치권이 젊은 세대들의 정치참여율이 매우 낮다고 이야기하면서도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유효한 수단인 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 기준은 2000장의 부재자 신청서인 것이다.

 

이 기준이 너무 힘들어 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를 아예 포기하거나 시도하더라도 실패한 학교가 많다. 학생회 선거도 50% 투표율을 높이는 것이 경선에서 이기는 것보다 어려운 오늘날의 대학에서 이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부재자 투표소 설치 신청은 간접적으로 4월 9일 총선 홍보의 효과도 있다. 그런데 너무 깊은 기준으로 인해 학내부재자 투표소 설치 시도도 하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만약 부재자투표소 설치가 되지 않는다면, 부재자 투표 신청을 한 1600여명의 학생들 중 일부는 4월 9일 총선 투표를 포기할 것이다.

 

젊은 세대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그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부재자 투표소 설치기준의 하향과 투표권 피선거권의 하향 등, 젊은 세대들의 정치참여를 장려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10대, 20대들의 권리이기도 하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총선이 끝나면 또 다시 투표율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갈 것이다. 그 때 젊은이들의 정치적 권리가 제약되어 있어 정치 참여가 낮다는 보다 본질적인 이야기들이 오고가기를 바란다.

2008.03.25 10:59ⓒ 2008 OhmyNews
#부재자투표 #총선 #부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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