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 교사가 그린 초상화.
윤근혁
한 교사 때문에 한 해를 행복하게 보낸 아이들 38명이 있었다. 이 아이들 때문에 그 교사는 다시 행복한 새 학기를 시작했다. 올해는 '힘겨운 6학년' 담임이다.
자기 반 학생에게 얼굴 그림(초상화)을 그려주는 이경은 교사(27·충남 보령시 동대초). 첫 발령을 받은 지 4년째 그가 줄곧 해온 일이다.
"학생 하나하나 얼굴을 보면서 그림을 그리다보면 '이렇게 예쁜 아이인데 말썽꾸러기라고 생각을 했구나'하고 되돌아보게 돼요. 도화지에 연필로 아이들 얼굴을 새길 때마다 애정이 생겨나요."최근 성주산 자락에 있는 동대초에서 만난 이 교사의 얼굴은 희고 여려 보였다. 그의 소식을 처음 들은 때는 올해 1월 전교조가 연 참교육실천대회에서다.
얼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은 줄잡아 1시간. 쉬는 시간을 줄여가며 학교에서도 그리고, 자는 시간을 줄여 집에서도 그렸다고 한다. 여태껏 그린 그림이 60여 장에 이른다.
"칭찬할 때 주는 상품권 70장을 모으면 초상화를 그려줍니다. 상품권이 10장일 때는 '부모님께 칭찬문자 발송'하고 20장일 때는 '자리 자유 이동권'을 주고…."이 모두 그가 매(체벌) 대신 손에 든 동기유발 방법이다. 초상화를 받은 아이들이 뛸 듯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팔은 아프지만 마음은 기쁘다고 한다.
학부모가 찾아와서 울 수 있는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