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 입구에서 담배 피우지 마세요"

아파트에서 살면서 지켜야 할 일

등록 2008.03.30 10:24수정 2008.03.3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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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밥을 먹고 나면 홀연히 밖으로 나가는 습관이 있다. 그것은 담배를 피우기 위함이다. 담배를 끊지는 못했지만 그전보다 훨씬 좋아진 습관이다. 전에는 거실이고 안방, 주방을 가리지않고 피우곤 했었다. 흡연이 주변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나쁜다는 말을 들은 뒤부터는 그나마 밖에 나가서 피곤한다.


계단앞에 있는 재털이 ..
계단앞에 있는 재털이..정현순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관리실에서 "통로나 계단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지 마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곤 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잊어버릴만 하면 방송이 되곤 한다. 그래도 나는 무심히 듣고 넘겼다. 그러던 어느 날 엘리베이터 점검이 있는 날이었다.

계단으로 걸어 내려가는데 몇 층 쯤 내려왔나 계단 입구에 캔뚜껑이 보였다. 그것이 재털이대용품이란 것을 꿈에도 생각 못했던 것이다. '이런 곳에 왠 깡통?얌전히도 갖다 놓았네' 하곤 얼른 내려갔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안에는 담배 꽁초가 한 가득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주변에는 담배 냄새가 잔뜩 배어있었다. 밀폐된 공간이니 그럴 수밖에. 난 그때서야 그런 방송이 나오게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곳에 이렇게 많은 담배꽁초가 있는 것을 보니 누군가가 이곳을 흡연실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재털이안에 한가득 담배꽁초 ..
재털이안에 한가득 담배꽁초..정현순

계단식 아파트이니 한 층에 두 집, 위아래 네 집. 어떤 한 집의 누군가가 담배를 피운다는 이야기다. 그럼 위아래 나머지 세 집에서 담배연기의 영향을 받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  아파트계단은 제한된 공간이기에 충분히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일이다.

위층에서 본 담배재털이 ..
위층에서 본 담배재털이..정현순

7~8년 전쯤 동생이 홍콩에 갔을 때의 일이다. 흡연실을 청소하러 들어 온 사람이 방독면을 하고 들어와 청소를 하더란다. 그 나라는 법으로 그렇게 되어있다고 한다. 그때 남동생은 그 모습에 놀라 금연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흡연은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거리를 걸어갈 때 많은 사람들이 스쳐지나간다. 그럴 때 간혹 담배 연기를 맡게 된다. 그럴 때도 별로 상쾌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또 좁은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물며 계단에 담배꽁초를 모아 놓고 그곳을 흡연실로 알고 그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일인 것이다.

그날 저녁 남편에게 "혹시 담배를 계단에서 피우는 것은 아니겠지?" "계단에서 피우긴 저 밖에 나가서 피우니깐 걱정하지 마" 한다. 남편의 그런 대답에 다시 한 번 신신당부를 했다. "이왕이면 담배를 끊으면 더 좋겠지만 끊지 못한다면 계단에서, 복도, 엘리베이터 안 같이 밀폐된 공간에서는 제발이지 담배는 피우지 말라"고. 특히 아이들 앞에서는 더더욱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것은 아파트나 연립, 빌라같은 공동주택에서는 필히 지켜야할 일이기도 한 것이다.
#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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