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쯤 장인어른의 특명으로 TV를 알아보게 됐습니다. 장인께서는 친구분이 구입하신 60인치 프로젝션 TV를 말씀하셨고, OO제품이 좋으시다며 저에게 귀띔해 주시더군요. 사연인 즉, 장모님께서 OO대리점에서 전시품을 판다고 내 놓은 것이 맘에 드신다며 사자고 하셨는데, 짠돌이 사위가 싸게 잘 사지 않겠냐는 생각에 저에게 특명을 내리신 거였습니다.
당시 전시품을 530만원에 사라고 하시더군요. 장모님은 대리점에서 "신제품은 훨씬 비싼데 전시품이라 싸게 판다"고 말했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신제품도 380만원정도에 구입할 수 있더군요. 하여, 테이블까지 약 450여만원을 들여 장인께서 원하시던 60인치 TV를 구입했습니다. 싸게 샀다고 장모님이 특별 영양식도 해 주셨구요. 이때까지만 해도 분위기 최고였습니다.
1년만에 찾아온 TV고장... 소모품교체 14만원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났습니다. 처가에서 TV가 안 나온다며 연락이 왔고, A/S를 통해 물으니 "램프가 나간 것 같다며 교환하는 데 26만원이 든다"고 하더군요. 이때부터 인터넷으로 산 TV랑 대리점에서 산 TV랑 질이 틀리다며 원성을 들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엔 무상수리를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장인어른의 흥분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렸습니다.
"아 TV가 또 나가서 A/S를 부르니깐 14만 1000원을 달란단다. 전화 좀 받아봐."
일하다 말고 받게된 전화. 그것도 뜬금없는 TV A/S기사와의 전화통화입니다.
"어디가 고장난 것입니까?"
"램프가 고장났네요…."
"얼마 드는데요?"
"교체비용 14만 1000원 듭니다."
"예전에도 같은 게 고장 났는데 문제 있는 거 아닌가요?"
"문제가 아니라 수명이 다 해서 그래요. 소모품이라 주기마다 수명이 다 하면 교체해 주셔야 해요."
"고장이 아니라 주기마다 교체해야 된다구요?"
"네, 10000시간마다 교체해야 됩니다. 보증기간은 1년이구요."
열이 확 올랐습니다. 차라리 고장이었다면 수리비 내고 고치면 그만이지만, 주기마다 교체해야되는 소모품이라니…. 'TV도 유지비가 따로 들어야 한다는 말이잖아'라는 생각이 들어 한 마디 더 했습니다.
"TV 구입시 전혀 듣지도 못한 내용입니다. 이 TV스팩(사양)에 1년 6개월마다 14만원 내고 램프 교체해야한다는 말, 들어본적 없어요. 그런 말 들었으면 이 TV구입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희는 A/S직원일 뿐입니다. 암튼 교체비 내지 않으시면 교체해 드릴 수 없어요."
할 수 없이 OO전자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고객센터는 대전에 있는데 A/S기사와 같은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러다가 OO전자 CS센터를 바꿔주더군요. 상담 여직원분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이런 우여곡절 속에 본사 담당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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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에 찾아가 들은 뻔뻔한 내용이 담긴 동영상입니다.
ⓒ 이대표
▲ 본사에 찾아가 들은 뻔뻔한 내용이 담긴 동영상입니다.
ⓒ 이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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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입할 때 유지비 14만원 나온다는 이야기 못들었습니다."
"처음엔 40만원이었죠. 그러다 내려서 15만원대가 된 것이구요. 판매할 때 안내하라고 교육은 합니다. 하지만 판매사원들이 물건을 팔려고 말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인터넷 같은 경우 스팩과 가격만 안내합니다."
"그럼 이거 사기판매 아닌가요?"
"고지하지 않았으면 고객님 말씀처럼 사기가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OO전자 제품설명서에 고지를 했기 때문에 사기가 아닙니다."
"TV 살 때 판매사원이나 사양 보고 사지, 제품설명서 보면서 사지 않습니다. 구입에 중요한 잣대가 되는 내용인데 당연히 판매사원이 제품에 안내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구입 전 1년 40만원씩 들여서 램프를 교체해야 된다는 이야기 들었으면 구입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당연히 사기판매입니다."
"말씀드렸듯이 제품설명서에 고지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판매입니다."
해당 회사에서는 그다지 잘못한 부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TV 속에 소모품이 들어있다는 건 쉽게 납득이 안 되는 부분입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거뉴스에 동시 등록 할 예정입니다.
2008.04.02 18:31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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