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윗길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며 벚꽃구경을 하면 좋겠다.
조찬현
꽃집이다. 산자락에 오도카니 있는 벽돌집은 벚꽃과 매화꽃에 휩싸여있다. 꽃집 울타리 너머 텃밭에는 노부부가 다정하게 밭을 일구고 있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육교가 나온다. 그 위에서 바라보는 벚꽃 길은 정말 아름답다. 버스가 지나간다. 꽃구름사이로 오토바이도 지나간다. 꽃 터널 사이를 차들이 쉼 없이 오간다. 육교위에 서있는 내 마음도 쉴 새 없이 벚꽃 길을 오간다.
커다란 고목 한가운데 살포시 피어난 꽃송이는 고혹적이다. 알 수 없는 봄꽃들의 세상으로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간다. 꽃이 피어나고 있다. 꽃이 피었다. 씽씽 달리는 찻길에 벚꽃이 활짝 피었다. 노란개나리도 피었다. 텃밭에는 향기 짙은 노란 유채꽃이 피었다.
보도블럭 틈새에는 노란 민들레꽃이 피었다. 남새밭 귀퉁이에는 하얀 냉이 꽃과 붉은 광대나물 꽃, 개불알꽃도 보인다. 온 세상이 꽃 천지다. 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꽃의 아름다움에 취한다. 봄날의 꽃향기에 취한다.
냉이꽃, 개불알꽃, 광대나물이 벚꽃과 한데 어울려 봄노래를 부른다. 벚꽃의 화사함이 절정을 이룬다. 벚나무에는 꿀벌들이 윙윙대고 길가 꽃밭에는 노란나비 흰나비 나풀나풀 날아든다.
여수버스터미널 앞에서 윗길 가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며 벚꽃구경을 하면 좋겠다. 그냥 걸어가면서 보는 풍치가 더 아름답다. 가능하면 벚꽃 길을 걸어보라. 바로 곁에서 보는 벚꽃 길은 말할 수 없는 기쁨으로 다가온다. 가슴 깊은 곳까지 형언할 수 없는 느낌으로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