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상업화에 대한 삼성보고서 vs 정부보고서.
김동영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는 이명박 정부와 삼성은 의료정책에서 영리병원 허용과 민간의료보험 확대로 대표되는 미국식 의료상업화 정책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2007년 발표한 보고서 '의료서비스산업 고도화의 과제'는 '영리의료법인 허용' '요양기관계약제로의 전환' '민간의료보험의 활성화' 등을 주요 과제로 꼽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3월 10일 기획재정부의 '대통령 업무보고'에도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기획재정부는 이를 위한 실천 일정도 구체화해 TF를 구성하고 올해 안에 관련 법개정도 추진한다는 계획도 잡고 있다.
민간의료보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현재 건강보험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들을 빼앗아야 한다. 이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모든 병원들에게 건강보험 환자를 받도록 하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다. 이미 삼성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를 언급한 바 있고, 이명박 대통령도 공약으로 당연 지정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의료보험의 영업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또 한 가지는 건강한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을 가려받을 수 있는 '개인의 건강정보'를 확보하는 것이다. 이것만 확보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처럼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이를 위해 삼성은 보고서를 통해 공-사보험간 정보공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삼성생명 '민영건강보험의 현황과 발전방향'). 이 내용도 기획재정부의 업무보고서에 담겨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건강 정보의 공유는 이명박 정부가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에서도 그 폐해로 인해 실행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공보험과 사보험 사이의 정보공유는 물론, 보험사간들의 정보교환에도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사랑하는 보험사'를 위해 공보험인 건강보험에 있는 개인의 질병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는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