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색깔로 활짝 핀 배꽃. 섬진강변의 봄을 더욱 길고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돈삼
'꽃천지'는 그 자체로 신천지배꽃도 활짝 피어 강변을 새하얗게 덮고 있었다. 배꽃은 Y자형으로 예쁘게 조성된 강변 과수원에 사뿐히 내려앉아 있었다. 마치 밤새 하얀 눈이 내린 겨울 풍경을 연상케 했다.
배꽃은 눈처럼 희고 달빛처럼 환했다. '하얀 세상'을 연출한 배꽃은 매화나 벚꽃의 화려함에는 미치지 않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은은한 분위기는 여러 가지 봄꽃 가운데 으뜸일 것 같다.
은은하고 소박하게 피어난 꽃이 산과 들과 강변을 수놓은 풍경은 탐스럽게 달린 과일보다도 더 매력적이었다. 섬진강과 배꽃을 따라 가는 도로까지도 배꽃에 반했는지 구불구불 운치를 더했다.
벚꽃과 배꽃뿐만이 아니다. 섬진강변에는 복숭아꽃, 살구꽃, 진달래꽃, 산수유꽃, 명자꽃, 개나리꽃, 철쭉꽃, 목련꽃에 이름 모를 들꽃까지…. 온통 봄꽃들의 향연이다. '꽃천지'는 그 자체로 신천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