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말부터 약 2개월간 활동했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백서를 발간하면서 활동 기간 극심한 논란을 불러왔던 주요 정책에 대해 '해명'과 '변명'으로 일관해 눈총을 사고 있다.
특히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과 관련 '영어몰입교육'에 대해 여전히 '장기적 추진 과제'라며 지지하거나, 한반도 대운하 문제에 대해서도 "반대여론이 더 높지만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영어 몰입교육'은 장기적으로 필요한 방안"
인수위는 13일 인수위의 설치에서 대통령 취임식까지 인수위 활동 전 과정을 담은 백서 두 권을 발간했다. 모두 1000여쪽에 달하는 백서의 이름은 '성공 그리고 나눔'이다. 1권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국정철학과 핵심 정책과제를 담았고, 2권에서는 인수위 활동 결과물이 도출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인수위는 특히 '영어 공교육 완성 방안'과 관련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다들 찬성하면서도 방법론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특히 실행해서 얻게 될 좋은 결과는 믿지 못하고, 파생될 수도 있는 역기능을 걱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았다.
인수위는 이어 "영어 이외의 과목을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 몰입교육'은 장기적으로 필요한 방안임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전문가, 언론 그리고 국민들에게서도 반대 의견이 표출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교육과학기술부 업무보고에서 "영어 몰입교육이라는 것은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며 "모든 과목을 몰입해서 영어로 한다든가, 이런 과도한 정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위 스스로 자초한 혼란임에도 여전히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영어를 잘하면 군대 안 간다' '실력 미달 영어교사 삼진 아웃제 추진' 등 확정되지 않은 사실을 일부 언론이 그대로 보도했기 때문에 인수위는 빈번히 공식 해명을 해야 했고, 이런 모습이 인수위의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것처럼 비춰져 국민들에게 혼란을 줬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30일 열린 '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 공청회에 대해선 "공청회 참석 패널이 새 정부의 영어 교육안 찬성자들로만 이뤄졌다는 일부 교육단체와 언론의 비판이 있었다"며 "인수위에서는 지금까지 영어 공교육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던 학계 인사들과 현장 실무자 중심으로 구성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인수위의 '영어 공교육 방안'의 상징어가 된 '어린쥐' 발언에 대한 언급은 없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정부에서 기안하고 실천하려고 해도 국민이 신뢰를 해야만 성공"한다고 강조한 이경숙 인수위원장의 발언만 소개했다.
인수위는 '2010년부터 고교 일반과목도 영어로 수업', '영어 잘하면 군대 안 간다' 등의 기사에 대해서도 "인수위에서 전혀 검토되지 않은 언론의 오보"라고 일축했다.
이들은 "몇 가지 오해를 극복하고 인수위가 제시한 원칙과 방향을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추진해가면서 공감대를 넓혀 간다면 영어 공교육 강화를 통해 우리 교육이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평가를 마쳤다.
"대운하, 일부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
한반도 대운하 문제 역시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으로 시작했다. 이 분야를 담당한 '한반도대운하TF' 스스로도 "언론에서 제기한 의견을 심층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려고 노력했다"며 언론에서 제시한 환경·기술 분야 등의 문제점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인수위는 또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대운하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반대 측 비율이 찬성측 비율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그 이유는 프로젝트에 대한 좀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홍보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국민들의 이해를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대운하 프로젝트가 친환경.친문화적인 운하건설이라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입체적인 동영상과 국민들의 마음에 다가갈 수 있는 쉬운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대국민 홍보자료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부연했다.
인수위는 특히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여권에서조차 "국민여론을 수렴해 추진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팽배함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의 핵심공약 중 하나가 바로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라며 '추진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들은 "일부에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 입장을 취하는 인상을 주고 있으며, 대운하 프로젝트를 올바로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왜곡하려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한 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운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04.13 20:33 | ⓒ 2008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