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군의문사위, 이해동 위원장)활동으로 “징병제를 실시하는 대한민국 군대에서 군인의 죽음은 ‘나라책임’”이라는 인식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지만, 군내‘자살자’에 대해서는 냉대와 편견이 여전하다.
군의문사위는 현재 출범(2006년1월1일) 당시 예상했던 진정건수(300건)를 훌쩍 넘어 600건을 접수받아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올해 시한만료와 함께 200여건은 조사도 못해보고 끝날 처지에 놓였다.
또한 군 자살자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지금도 한해 평균 60명의 군인이 자살을 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군의문사위에서 진상규명결정된 43건(2월기준) 중 17건의 자살 사건이 구타와 가혹행위에서 비롯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5건은 타살을 사고사 등으로 위장한 경우가 드러난 바 있다.
SBS <뉴스추적>(462회)은 23일 밤11시15분, 이러한 군내 자살 실태를 다룬 “누가 내 아들을 죽였나?”편을 방영한다.
<뉴스추적>은 특히 실제 군내구타나 가혹행위 등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군인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것에서 나아가 합당한 예우를 위한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군 당국 "자살은 나약한 병사 자해" VS 대만 "구타 가혹행위 확인, 유공자 인정"
<뉴스추적>은 이날 방송에서 부대에서 구타와 가혹행위에 시달리던 한 상병이 ‘대장 두고 보자’는 글을 남긴 채 자살한 사건을 다루면서 “죽은 자는 있어도 책임지는 자는 없는 상황에서 하소연할 곳 없는 유가족도 극심한 스트레스로 자살충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한다.
또 다른 김아무개 상병은 선임병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분신하여 전신 82% 3도 중화상을 입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자해’라는 이유로 치료도 안 된 그를 강제전역 시키고 비공상 결정을 내려 치료비 한 푼 받지 못해 그의 가족까지 파탄에 빠졌다.
<뉴스추적>은 유족들이 가장 바라는 ‘명예회복’의 길도 험난함을 보여준다. 조아무개 씨는 부대 내 구타로 자살한 아들의 국가 유공자 인정을 위해 각 기관에 진정을 내는 등 지난 5년간 노력해왔지만, 얻은 것은 보훈처의 ‘거부’결정이다.
그밖에도 많은 유가족들이 법정투쟁까지 벌이고 있지만 대부분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은 ‘자살은 나약한 병사의 자해행위’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추적>은 전문가들의 입을 빌어 “군대 내 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한 장병들은 이제 국가가 책임지고 명예회복해 줄 때가 됐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징병제’를 실시하면서 ‘구타’나 ‘가혹행위’가 확인되면 군 자살자를 국가유공자로 인정하는 체계가 확립되어있는 대만의 경우를 보여줌으로써 군 자살자 처우 관련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에큐메니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8.04.23 11:28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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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구타·가혹행위 자살, 유공자 인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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