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한우협회 축산농민들이 24일 오후 경기도 과천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협상 무효화 한우농가 총궐기대회'에 참석하여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을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유성호
경남 통영에서 15마리의 소를 키우고 있는 임채연(71)씨는 한숨부터 길게 토해냈다. 임씨는 올해 96세 되신 노모를 모시고 살아가고 있다.
임씨는 "6500원 하던 25㎏짜리 사료가 지금은 9500원으로 올랐는데 암송아지 가격은 3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떨어졌다"며 "팔려고 내놓아도 사가는 사람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계속 소를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아침 7시부터 올라와서 이렇게 이야기하면 뭔가 변하긴 하냐"며 "매번 속아왔다"고 읊조렸다.
울산에서 올라온 복채일(69)씨도 "사료값은 계속 오를 것"이라며 절망감을 드러냈다. 현재 40마리를 기르고 있는 복씨는 한 달에 사료값만 200만원 넘게 치르고 있다.
복씨는 "6개월짜리 황우가 21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떨어져도 안 사간다"며 "우리가 아무리 못 배우고 농사나 짓는 사람들이지만 우리가 봐도 정부가 쇠고기 시장을 개방시킨 것은 농민을 다 죽이겠다는 뜻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복씨의 곁에 있던 신문환(66)씨는 "정부는 말만 잘하지 정작 농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분노했다. 신씨는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가 질 좋고 값도 싸다고 했다는데 먹고 죽으라는 뜻"이라며 "국민을 죽이는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천에서 올라온 신문희(54)씨는 "정부는 농민을 봉으로 안다"며 분노했다. 신씨는 "평생을 농촌에서 살았는데 매번 농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정부를 본 적이 없다"며 "그나마 지금까지는 소 키우는 것은 좀 남기라도 했는데 이제 이것마저 이명박이 망쳐버렸다"고 말했다.
"애 하나는 대학 졸업하고, 딸애 하나는 구미서 공장 다니고 있다. 애들이 벌어도 집의 빚이 줄지 않는다. 빚에 치여서 죽으려고 해도 억울해서 못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