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매워라.이것이 톡 쏘는 걸 보니 겨잔가 뭔가 하는 거구먼.
강기희
25일(금), 새벽부터 강한 비가 뿌렸다. 빗소리에 눈을 떴다. 이른 아침 비를 맞으며 집을 나섰다. 아침 9시, 정선군 정선문화예술회관 앞. 비는 멈추지 않았고 동해로 가는 대절 버스는 도착하지 않았다.
나들이 길에 나선 할머니 곱게 화장까지 하셨대요비 때문에 나들이 행사가 취소된 것일까.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정선자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동면 지역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오느라고 조금 늦는다고 했다. 비 때문이리라. 조금 있으니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 안에는 나들이에 나선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어르신들로서는 모처럼의 나들이다.
잠시 후 정선지역자활센터 부설 노인복지센터 복지사들이 먹을 것들을 가득 싣고 왔다. 여기저기에서 후원을 받은 것들이다. 먹을 것들을 싣고서야 버스는 빗길을 떠났다. 노인복지센터 간사인 김미영 사회복지사가 출석을 체크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은 갓 입학한 초등학생처럼 손을 들어 대답을 했다.
"저녁 때 집에 도착해서 후회하지 마시고 오늘 즐겁게 노셔야 해요. 아시겠지요?"김미영씨의 말에 어르신들이 합창을 하듯 "예" 했다. 동면을 출발한 버스는 정선읍내를 거쳐 북평면과 북면에 사시는 어르신들을 태우고 임계면에 도착했다. 또 다른 버스는 신동읍과 고한읍, 사북읍, 임계면, 남면 등의 지역에 있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들이길에 나섰다.
오전 10시, 두 대의 버스가 임계면에 모였다. 동해로 가려면 백두대간인 백봉령을 넘어야 하니 그쯤에서 화장실을 다녀와야 했다. 화장실 한 번 다녀오는데도 시간은 제법 걸렸다. 걷기도 불편한 할머니와 나무지팡이를 짚고 나들이 길에 나선 할아버지. 그들을 모시고 가는 이들은 지역 노인복지센터 사람들. 이번 행사는 강원랜드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