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석민(58·한신대 경상대학) 교수는 "드러누워서라도 막겠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한반도 대운하 반대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5월 29일 오후 7시 안양 교육청 강당에서 '한반도 대운하는 운하의 가치가 없다'라는 주제로 안양 포럼이 열렸다.
강사로 나선 임 교수는 이 대통령 본인을 위해서라도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운하는 건설은 경제적으로 아무런 가치가 없기에 이 대통령 치적으로 남기보다는 실패한 정책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때문에 대운하 건설 계획 전면 백지화하는 것이 이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는 길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에 따르면 운하의 핵심가치는 '물류효과'다. 하지만 경부운하는 물류효과로서의 가치가 없다. 이유는 "수요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고 운항시간이 장시간이고 여러 가지 요인으로 예측도 불가능하기에 운하를 이용할 '화주'가 없다"는 것.
운하추진팀은 현재 경부 화물 14%가 운하를 이용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독일운하 경우를 그대로 원용한 수치일 뿐 우리와는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것. 독일 운하는 총 7467km에 달하고 주로 철광석·석탄 등 대형 화물 장거리 운송에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경부운하를 통해 수송할 수 있는 물량도 적을 뿐만 아니라 제품 자체도 가볍고 신속을 요하는 물품이기에 물류효과 없다는 것.
과거 경부 축 컨테이너 화물 주 품목이었던 TV·냉장고·세탁기·컴퓨터 등은 생산 공장들이 해외 및 지방으로 이전되어 경부 축 물동량이 현저히 줄었다. 또, 현재 삼성 등에서 생산하는 주력 수출품은 휴대폰·디지털 카메라 등 초경량 제품이기 때문에 항공 운송되고 있다.
물동량 분산으로 경부축 화물 비중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도 큰 이유로 꼽았다. 지난 95년 부산항 컨테이너 처리 물량이 전체 95%였는데 2001년 80.8%, 2006년 75.4%, 2007년 65%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 이는 광양·인천·평택 등으로 화물이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라 전한다. 임 교수는 이런 변화를 무시하면 '변화 무시형 실패자'가 될 것이라고 경고 했다.
운하는 장거리 대형 화물이 아니면 경쟁력이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구미·대구·창원 등지에서는 운하를 이용하지 않고 트럭을 이용한다는 것. 그나마 운하를 이용할 화물은 경부 화물인데 540km 정도로는 경제성을 따지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또, 운하는 환적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비경제적이라고 말했다. 환적은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높아지며 파손이 발생하기에 화주들이 싫어한다. 철도나 운하는 7단계 정도의 환적이 필요하다. 때문에 화주들은 환적이 필요치 않은 트럭을 이용한다는 것.
신속하지 않다는 것도 큰 단점이다. 기업들은 현재 무재고 개념의 적시조달 '당일생산 당일 출고' 시스템 등으로 시간과 치열한 싸움 벌이고 있는데 운하는 이러한 물류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것. 또, 경부운하는 19개의 갑문을 통과하려면 그 대기 시간을 기약할 수 없기에 운송 시간을 예측 할 수 없다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고 전한다. 홍수·정전 등 잠재적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는 것도 비 경제적이다.
이런 불합리를 무릅쓰고 이 대통령이 대운하를 추진하려는 것은 "눈에 콩깍지가 단단히 씌워졌다고 밖에 볼 수없다"고 말했다. 토목기술과 첨단 기술이 결합된 유럽 운하 작동 시스템에 매료된 이 대통령이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 임 교수는 이대통령이 하루 빨리 눈에 씌워져 있는 콩깍지를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열심히 하는 사람이지, 결코 뛰어난 인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BBK 사건에 말려들어 사기도 당했고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도 당한 보통 사람이라는 것. 국민들이 운하에 의문을 품으면서도 "이명박이 하니까 할 수 있다. 이명박이 그처럼 터무니없는 프로젝트를 하겠어"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 대통령을 너무 과대평가 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고려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았고 율산 해운 주식회사 과장으로 근무했으며 현재 한신대 경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8.04.30 14:35 | ⓒ 2008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