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커밍아웃>의 두 사회자, 정경순과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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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껏 출연자들이 예쁘장한 얼굴에 여성스러운 성격이어서 "외모만 보고 뽑는다"는 등 의혹들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절대 외모가 출연 기준은 아닙니다. 갖고 있는 사연이 기준이에요. 대학생 이종현씨를 첫 방송으로 고른 이유는, 이 친구가 바르고 올곧기 때문이었어요. 게이는 다 변태고, 사회부적응자고, 이런 쓸데없는 오해를 할까 봐서. 그래서 가장 반듯하고 열심히 사는 종현씨를 택한 거예요."
- 신청자는 많나요?"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고 있는데, '물밀듯 쇄도', 이렇진 않아요. 사실 그럴 수가 없어요. 얼굴을 드러내니까. 또, 신청했다고 다 출연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예를 들어, (전에) 한 대학생이 왔어요.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하는 애였는데, 커밍아웃 이후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당할 수 있거든요. 이 친구가 선생님 준비하는 애라 고민하다가 '위험하다. 하지 말자' 했죠. 신청자들은 20대가 많아요. 30대도 있고요. 40대는 없어요."
- 홍석천씨와 함께 배우 정경순씨가 공동 MC를 맡고 있는데요. 정경순씨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일반인의 시각이 필요했어요. 특히 정경순씨는 영국 유학 시절 룸메이트가 게이였다고 그러더라고요. 한국에도 게이 친구들도 많고요. 게이에 대해 거부감이 없고, 익숙하면서도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일반인이죠. 실제로 정경순씨는 아주 일반인적인 시각을 보여줬어요.
4회 녹화 때, 올해 21살인 출연자가 어머니에게 커밍아웃했어요. 어머니가 마음아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네가 참지, 왜 엄마한테 상처주면서까지 커밍아웃해야 하느냐?"고 묻더라고요. 홍석천씨랑 견해차이가 분명히 있더라고요. 그런 시선이 한 방향으로 안 흐르고, 중심을 잡아주는 것 같아요. 보통 3시간 동안 촬영하는데, 홍석천씨는 녹화할 때마다 항상 울어요. 만날 울어서 '나 너무 진 빠져서 힘들어 죽겠다'고 해요."
숨어서 보지 말고 부모님과 함께 보세요
- 출연자들 출연 이후 삶을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아요."5회에 나갈 거예요. 1·2·3회 출연자 방송 이후의 생활을 보여줄 생각이에요. 보통 구성과는 다른 특집으로요."
- '재연'하는 부분이 꽤 되잖아요? 키스신도 있는데 배우들의 반응은 어떤가요?"재연 배우는 일반 연기자들이에요. 대부분 키스신 나올 때 난감해 해요. 그래도 옛날보다는 좀 달라졌어요. 게이코드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잖아요? <후회하지 않아>나 <브로크백 마운틴> 등등. 하지만 출연 연기자들도 좀 힘들어 해요."
- <커밍아웃>, 앞으로 어떻게 꾸려갈 생각인가요?"시즌제로 가거든요. 한 시즌이 12개예요. 4회까지 찍었으니까, 이제 1/3했네요. 다음 시즌은 첫 번째 시즌 끝날 때쯤 생각하려고요."
-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람들이, 출연 이후에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진짜, 진심으로. 자기 가족·형제들과 모니터했을 때 부끄럽지 않았으면 해요. 종현(1회에 출연)씨도 이 프로그램하고 나서, 부모님도 응원을 보내주셨대요. 다니던 교회 목사님도 '왜 진작 말 안 했느냐'며 다독여주고. 그리고 (잠깐 고민하더니) 좋아하던 사람도 생겼대요. 방송 보고 메일 주고 받다가요."
- 마지막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시청자들이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보고 싶은데, 보고 있다가 내가 이거 보고 있는 거 보면 게이로 오해받을까 봐 혼자 있을 때밖에 못 본다'는 의견도 있어요. 프로그램이 선정적이지 않거든요. 진짜 학부모님들이 보셔도 돼요. 겁먹지 말고, 두 눈 똑바로 뜨고 보고, 자녀들이랑 얘기도 해보고. 청소년 가운데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들이 많아요. 정체성 고민한다고 다 '게이야' '게이로 살아라'가 아니라, 알아야 대응을 할 수 있는 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