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청계광장에서 있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의 참가자
최재혁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정을 두고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온 국민의 분노가 뜨겁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8일 밤 11시에 MBC <100분 토론>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안전한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방영했다.
찬성 측 패널로는 이상길 농림수산식품부 축산정책단장,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참여했고, 반대 측 패널로는 송기호 국제통상전문 변호사와 우석균 보건의료조합 정책실장, 진중권 중앙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특집으로 편성된 이날 방송은 찬반양론의 설전이 격렬히 오가며 3시간 넘게 진행됐다. 토론이 3시간이나 지난 줄 모를 정도로 집중해서 보는 와중에 정인교 교수의 쇠고기 안정성 주장은 내게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정인교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 안정성 주장을 위해 확률론을 들고 나왔다.
광우병보다 떡이 위험하다?"광우병에 걸려 죽을 위험보다 떡을 먹고 (기도가 막혀) 죽을 확률이 4만 배나 높고 담배를 피워 죽을 확률이 44만 배 더 위험하다."정 교수의 확률에 의거한 첫 번째 주장이다. 이어서 그는 과거의 인간 광우병 발생에 비해 현재 그 “확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확률론은 계속됐다.
“이종으로 바뀔 때 확률이 굉장히 떨어지고 여기에다 사람이 먹어서 걸릴 확률은 더욱 떨어진다.”“확률을 봐야 한다.” 소의 부산물과 닭과 돼지의 부산물을 서로의 사료로 써서 발생할 수 있는 광우병 교차 오염의 가능성에 대해서 그는 확률로 일축해 버렸다. 현저히 낮은 확률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정성을 보장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민논객 김미영 논술강사와의 토론에서 그의 확률론은 절정을 이루었다. “광우병에 걸린 소가 도축 될 가능성이 0%”가 아니라는 시민논객의 주장에 동의하면서도 그는 확률로 대응했다.
“광우병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로또에 당첨 되어서 바꾸러 가다가 벼락에 맞아 죽을 확률이다.” 황당무계한 예에 난 크게 웃어 버렸다. 부모님의 깊은 잠을 깨울 정도였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광우병에 걸린 소를 가족과 함께 먹을 수 있냐”는 시민논객의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여태 주장한 확률론을 정작 본인은 신뢰하지 않는 것이다. 광우병 위험의 본질은 확률이 아니란 것을 정교수도 은연 중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