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난자 150만원에 사고 파는 것 괜찮나?

난자 매매 인정한 생명윤리법 개정안 통과 논란... 생명윤리·인권 침해 우려

등록 2008.05.17 14:04수정 2008.05.1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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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 매매를 사실상 합법화하는 내용을 담은 생명윤리와 안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1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한국 가톨릭교회 등 종교계는 생명윤리를 물질가치에 팔아넘긴 행위라며 심각한 우려와 강한 유감 표명을 했다.

 

찬성 145표, 반대 0표, 기권 9표.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생명윤리와 안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의 처리 성적표다. 논란의 핵심인 '난자 매매'에 대한 찬반토론은 아예 없었다. 생명윤리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의식 수준이 의심스러울 정도라는 우려가 종교계와 여성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은, 당초 정부안에서는 금지한 난자 제공자에 대한 실비 보상을 허용하고 있어, 사실상 돈으로 난자를 사고 파는 것을  합법화한 악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난자 제공 여성에게 지급되는 보상금, 교통비 등 명목의 실비 보상금액은 최고 150만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가톨릭등 종교계에선 이에 대해 사실상의 난자 매매 대금이라고 그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가톨릭대 생명대학원장인 이동익 신부는 16일 평화방송 시사 프로 <열린 세상 오늘 ,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황우석 박사가 2004년도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체세포 복제배아 연구에 있어서 난자를 기증한 사람들에게 지불한 금액이 150만원이었다"며 " 그에 대해서 국가생명윤리심의위가 최종보고에서 난자매매라고 규정했고 윤리규정을 어겼다고 발표했다"고 상기시켰다.

 

이번 법률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따라, 국회가 국가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황우석 박사 연구에 대해 뒤늦게 면죄부를 준 꼴이 되고 말았다는  지적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는 법률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직후 성명을 내고 심각한 우려와 함께 법안을 통과시킨 국회의원들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천주교 생명윤리위원장 안명옥 주교는 성명에서 "국회는 진지한 논의나 토론도 없이 거의 일방적으로 생명윤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면서 "국회의원들이 이 법안의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고 통과에 찬성했는지 궁금하다"고 쏘아붙였다.

 

안명옥 주교는 "광우병 논란은 국민의 건강을 해친다는 명분으로 그토록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그보다 더 근원적으로 존엄한 인간의 생명을 무시한 법안을 별다른 토론도 없이 통과시킨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안 주교는 "국가가 나서서 난자 매매를 부추기는 부끄러운 형국이 초래되고 말았다"며 "여성의 건강권, 특히 가난한 여성의 인권이 무시될까봐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2004년도 황우석 박사 연구과정에서도  미즈메디 병원을 통해 난자를 매매한 여성들의  평균나이가 24.7세로 대부분 미혼이고 돈이 필요로 했던 학생들과 가난한 여성들이었다는 것이 국가 생명윤리심의위원회 조사결과 밝혀진 바 있다.           

 

한국 천주교회는 "인간의 생명을 파괴하고 훼손하는 이번 악법의 개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모든 여성단체들과 연대해 악법 개정을 위해 투쟁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법 시행 과정에서 또 다시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5일에도 평화방송에 출연한 이동익 신부는" 정부가 2년 가까이 준비한 생명윤리법안이 정권이 바뀐지 하루만에 폐기되는 것을 보고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다"며 "새 정부가 윤리문제마저도 너무 실용적으로만 생각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

 

이 신부는  "새 정부가 많은 규제들을 푸는건 좋은데, 그런 규제들을 풀수록 윤리문제는 더 강화해야 된다"고 강력히 충고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오동선 기자는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 <열린 세상 오늘>의 PD입니다.

2008.05.17 14:04ⓒ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오동선 기자는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 <열린 세상 오늘>의 PD입니다.
#이동익 #난자 매매 #황우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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